“환자 수용 뒤 책임은 의료진 몫” 현장 불만 확산
작성일 : 2026.05.14 16:58
작성자 : 이재현
호남권에서 시행 중인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두고 현장 전공의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응급실 수용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환자를 우선 이송하면서 의료진에게 과도한 책임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응급실 앞 구급차 [연합뉴스 자료사진] ※ 기사와 직접 연관이 없는 사진입니다.](/img_up/shop_pds/opentimes/gisa/2026/pyh2024030510960005400_p41778745547.jpg)
대한전공의협의회 산하 젊은의사정책연구원은 14일 광주·전북·전남 지역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의 운영 실태와 현장 의견을 담은 정책브리프 제2호를 발간했다.
조사는 지난 4월 호남권 응급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응급의학과·내과계·외과계 전공의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체 대상자 376명 가운데 44명이 응답했다.
현재 호남권에서는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이 중증 환자의 이송 병원을 결정하고, 경증 환자는 119구급대가 이송을 담당하는 방식의 시범사업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현장 의료진 평가는 냉담했다.
응답자의 71%는 시범사업 운영 만족도를 10점 만점 기준 3점 이하로 평가했다. 연구원은 이를 사실상 ‘낙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가장 큰 문제로는 ‘의료사고 발생 시 법적 부담’이 꼽혔다. 응답자의 82%가 이를 지적했다. 이어 ‘광역상황실의 현장 수용 역량 파악 미흡’(59%), ‘119 사전 고지 의무 폐지’(57%) 등이 뒤를 이었다.
광주의 한 응급의학과 전공의는 “응급실이 이미 포화 상태인데 사전 문의 없이 환자를 이송하면 결국 현장 의료진이 모두 감당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전공의는 “경증 환자임에도 환자가 원한다는 이유로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송 연락이 오고, 거부하면 병원 앞에 내려놓는 경우도 있다”며 상급병원 과밀화 문제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중증 환자 수용 과정의 혼란도 문제로 제기됐다.
한 상급종합병원 내과계 전공의는 “중환자실 여력이 없는데도 중환자실 입원이 필요한 환자를 보내거나, 심폐소생술 환자를 연달아 두 명 이송한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 의료진들은 특히 처치 역량을 초과한 상황에서도 환자를 받아야 하는 구조 속에서 의료사고 책임까지 떠안게 되는 현실에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연구원은 중증·응급환자 진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처벌 면책 등 법적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배후진료 연계 시스템과 실시간 협의 체계 마련도 시급한 과제로 제시했다.
연구원은 “응급실 뺑뺑이 문제는 단순히 구급차 목적지를 지정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며 “시범사업 종료 이후 현장 의료진 경험과 데이터를 중심으로 제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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