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무리한 수색 지시가 참사 원인”…상급 지휘부 책임 첫 인정
작성일 : 2026.05.08 23:45
작성자 : 이재현
채수근 상병 순직 사고 책임자로 지목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무리한 수색 지시와 안전조치 미비가 참사의 직접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사고 발생 1천24일 만에 나온 첫 사법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8일 업무상과실치사상과 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임 전 사단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순직해병 특별검사팀 구형량인 징역 5년보다는 낮은 형량이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박상현 전 7여단장과 최진규 전 포11대대장에게는 각각 금고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이용민 전 포7대대장은 금고 10개월, 장모 전 포7대대 본부중대장은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불구속 상태였던 박 전 여단장과 최 전 대대장, 이 전 대대장을 도주 우려 등을 이유로 법정구속했다. 임 전 사단장의 보석 청구도 기각됐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이 수해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대원 안전보다 성과를 우선시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포병대대의 수색 성과가 없자 “수변으로 내려가 수풀을 헤치고 찔러보면서 찾아야 한다”는 취지의 적극적 수색을 지시했고, 이는 결국 위험한 수중 수색으로 이어졌다고 봤다.
법원은 임 전 사단장이 일부 대원들의 수중 수색 사실을 알고도 이를 제지하지 않았으며,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 지급이나 안전지침 전파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단순한 지시만 했어도 사고는 막을 수 있었다”며 “업무상 과실과 사망 결과 사이 인과관계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사고 당시 작전통제권이 육군으로 넘어간 상태였음에도 임 전 사단장이 현장 지휘와 수색 방식을 직접 지시한 점도 유죄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서 “20세의 젊은 해병이 입대한 지 4개월 만에 목숨을 잃었다”며 “부모와 동료들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군에서는 말단 지휘관에게만 책임을 묻는 관행이 반복됐지만, 이번 사건은 상급 지휘관이 위험을 인지하고도 이를 가중하는 적극적 지시를 했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강조했다.
특히 임 전 사단장에 대해 “대원 안전보다 성과가 언론에 어떻게 비칠지에 더 관심을 기울였다”며 “사고 이후에도 책임 회피와 은폐에 급급했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채상병 유가족에게 보낸 임 전 사단장의 문자와 이메일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어떻게 가해자가 피해자 가족에게 그런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느냐”며 강하게 질책했다.
이번 사건은 순직해병 특검 출범 이후 처음 기소된 사건이다. 수사 외압과 은폐 의혹 등으로 이어진 이른바 ‘채상병 사건’ 본류 가운데 첫 1심 판단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선고 직후 기자회견에 나선 채 상병 어머니는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이런 결과라면 어느 부모가 안심하고 자식을 군대에 보내겠느냐”고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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