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심사 두 차례서 단 한 건도 본안 진입 못해
작성일 : 2026.03.31 23:58
작성자 : 이재현
2026년 3월 31일, 법원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한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됐지만 초기부터 높은 문턱에 가로막히며 단 한 건도 본안 심사에 진입하지 못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지정재판부 사전심사를 통해 재판소원 사건 48건을 추가로 각하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4일 26건이 각하된 데 이어, 현재까지 총 74건이 모두 본안 심리 없이 기각됐다.
재판소원은 사건 접수 후 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가 요건 충족 여부를 먼저 판단한다. 이 단계에서 부적법 판단을 받으면 전원재판부 심리로 넘어가지 못한다. 현재까지 사전심사를 통과한 사례는 없다.
각하 사유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청구 사유 미비’였다. 총 74건 중 34건이 해당 사유로 각하됐다. 이어 청구 기간 도과 11건, 기타 부적법 7건, 보충성 요건 미비 1건 등이 뒤를 이었다.
헌재는 청구 사유와 관련해 구체적 기준도 재확인했다. 막연하거나 추상적인 주장, 법원의 사실 인정이나 증거 판단에 대한 불복, 단순한 재판 결과 불만 등은 기본권 침해가 명백히 입증되지 않는 한 재판소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에 적용된 법률의 위헌성’을 이유로 한 청구는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명확히 했다. 헌재는 “위헌 선언 전까지 법률은 합헌으로 간주되며, 이를 적용한 재판이 곧바로 기본권 침해로 이어진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 시리아 국적 모하메드씨가 강제퇴거 판결 취소를 요구한 1호 사건도 청구 기간을 넘기고 사유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각하됐다. 헌재는 제도 시행 이전이라 청구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엄격한 사전심사를 통해 재판소원이 사실상 ‘4심제’로 변질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나치게 높은 문턱이 국민의 권리 구제 통로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향후 쟁점은 명확한 청구 사유 기준 정립과 실질적 권리 구제 간 균형이다. 제도 취지를 살리면서도 무분별한 남용을 막기 위한 정교한 운영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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