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특별강연서 ‘옹천’ 그림 일화 소개
작성일 : 2026.03.10 23:36
작성자 : 문화부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겸재 정선의 그림이 아내와의 인연을 이어준 특별한 사연을 공개했다.

유 관장은 10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1972년 전시장에서 있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당시 한 관람객에게 그림 속 벼랑 끝 나귀의 뒷다리를 보라며 설명을 건넨 일을 떠올렸다.
그림을 계기로 대화를 나눈 두 사람은 다음 주에 다시 만나기로 했고, 약속한 날 전시관이 문을 닫을 때까지 상대가 나타나지 않아 실망했지만 밖에 나가 보니 모과나무 뒤에 서 있었다는 것이다. 유 관장은 “그렇게 만나 지금까지 함께 살고 있다”고 말해 강연장에 웃음과 박수를 자아냈다.
두 사람을 이어준 작품은 조선 후기 화가 겸재 정선이 1711년 금강산을 여행한 뒤 남긴 화첩 신묘년풍악도첩 가운데 ‘옹천’이다. 유 관장은 “벼랑길을 따라 넘어가는 나귀의 모습을 뒷모습과 꼬리만으로 표현했다”며 “타고난 화가의 센스와 유머가 담긴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강연은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 개편을 기념해 마련됐으며 800석 규모의 공연장이 가득 찰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다.
유 관장은 강연에서 정선의 예술적 위상을 강조하며 “동양 회화사를 통틀어 봐도 겸재의 위치는 매우 높다”며 “금강산의 아름다운 산수를 화폭에 담아 하나의 장르로 만든 화가”라고 평가했다.
또 서화실에 전시된 ‘신묘년풍악도첩’과 박연폭포, 금강전도 등을 소개하며 정선의 화풍이 나이가 들수록 더욱 완숙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젊은 시절에는 형상을 정확히 그리는 데 집중하지만 경지에 이르면 형상 묘사보다 붓과 먹만으로도 자연을 표현하게 된다”고 말했다.
유 관장은 나뭇가지에 앉아 잠든 새를 그린 숙조도도 좋아하는 작품으로 꼽으며 “정선이 진경산수화뿐 아니라 화조화에서도 뛰어난 역량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새 단장을 마친 서화실에 대한 관심도 당부했다. 그는 “회화는 유물 보존을 위해 3개월 이상 전시하지 못해 작품을 계속 교체해야 하지만, 이를 오히려 강점으로 살려 다양한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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