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닷새 만에 참사…노후 소방시설·주차난에 초기 대응 난항 지적
작성일 : 2026.02.24 22:22
작성자 : 사회부
24일 화재로 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에는 매캐한 탄내가 가득했다.

불이 난 8층 세대의 유리창은 모두 깨지고 창틀도 부서졌으며, 외벽은 꼭대기인 14층까지 수직으로 검게 그을린 상태였다. 소방 당국이 공개한 베란다 사진에는 불에 타다 만 책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이곳에서 A(16)양이 숨진 채 발견됐다.
A양의 40대 어머니와 10대 여동생은 얼굴에 화상을 입고 연기를 흡입하는 등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아래층 주민은 “잠옷 차림으로 내려온 어머니가 ‘아이 한 명이 못 나왔다’고 소방관에게 계속 말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 예정이던 A양은 의과대학 진학을 꿈꾸며 화재 발생 닷새 전인 지난 19일 이 아파트로 이사 온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한 이웃 주민은 “최근까지 내부 수리 중이어서 사람이 사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이른바 ‘교육 1번지’로 불리며 새 학기를 앞두고 학군 수요가 몰리는 곳으로 꼽힌다.
노후 아파트의 소방시설 미비와 주차난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1992년 소방법상 스프링클러 의무화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 상당수가 화재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주택 화재 1만602건에서 숨진 116명 모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주택에서 나왔다.
안내 방송과 화재 경보가 울렸으나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주민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일부는 관리사무소에 항의하기도 했다. 소방차는 신고 6분 만에 도착했지만, 이중 주차 차량으로 인해 진입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소방 당국과 합동 감식을 진행하는 한편,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과 당시 상황을 조사 중이다. 현재까지 방화 등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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