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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시대를 노래하다…연극 ‘사의찬미’, 서예지의 무대 데뷔로 다시 울리다

윤심덕의 삶과 예술, 사랑의 균열을 정제된 연기로 담아낸 두 번째 시즌 개막

작성일 : 2026.01.31 21:16

작성자 : 문화부

시대의 비극과 예술가의 고뇌, 그리고 사랑의 본질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연극 ‘사의찬미’가 지난 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두 번째 시즌의 막을 올렸다.

 연극 '사의찬미' 출연진이 31일 공연을 마친 뒤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의찬미’는 1990년 극단 실험극장의 초연작을 토대로 재탄생한 작품이다. 지난해 LG아트센터 서울 초연 당시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입증했고, 이번 시즌을 통해 다시 관객 앞에 섰다.

이번 무대의 중심에는 윤심덕 역을 맡은 배우 서예지가 있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겨온 그는 이번 작품으로 연극 무대에 첫발을 디뎠다. 첫 공연이 열린 31일, 서예지는 스크린에서 다져온 연기 내공을 무대 언어로 차분히 변주하며 시대의 억압 속에서 끝내 스러져간 예술가의 내면을 섬세하게 직조해냈다.

과잉을 경계한 연기가 돋보였다. 그는 큰 제스처나 감정의 폭발 대신 절제된 호흡과 시선, 미세한 동작으로 윤심덕의 불안과 결연함을 동시에 그려냈다. 자기 삶과 예술,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장면에서는 흔들리는 내면과 스스로를 다잡는 의지를 또렷한 발성과 안정된 리듬으로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시대의 무게에 짓눌리면서도 끝내 자신의 목소리를 잃지 않으려는 예술가의 초상이 무대 위에 선명하게 살아났다.

첫 연극 도전이라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지만, 서예지는 흔들림 없는 집중력과 안정된 발성으로 그런 시선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가까운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의 특성상 배우의 작은 표정과 숨결까지 고스란히 전달되는데, 그는 오히려 이 조건을 강점으로 삼아 윤심덕의 내면을 입체적으로 드러냈다.

동료 배우들과의 호흡도 자연스럽다. 김우진 역의 곽시양과는 절제된 감정선을 유지하며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두 인물이 서로의 상처와 꿈을 공유하는 장면에서는 과장 없는 감정 교류가 관객의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이번 시즌 ‘사의찬미’는 영상과 라이브 연주를 적극 활용해 시대의 공기와 인물의 감정을 밀도 있게 쌓아 올린다. 영화적 장면 전환과 피아니스트의 실연은 무대에 긴장과 여운을 더하고, 서예지는 이러한 장치와 유기적으로 호흡하며 감정의 흐름을 정교하게 이끈다.

특히 윤심덕이 ‘참 자유’를 향한 선택의 문턱에서 노래 ‘사의찬미’를 부르는 장면은 공연의 백미다. 서예지의 목소리와 표정, 조명이 어우러지며 극적인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관객은 한 편의 영화 속 장면에 들어온 듯한 몰입을 경험하게 된다.

이번 작품을 통해 서예지는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어 무대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분명히 각인시켰다. 연극 ‘사의찬미’는 오는 3월 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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