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파보다 매파 성향…금리 동결 기조 힘 실리나
작성일 : 2026.01.30 22:49
작성자 : 경제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물론 한국 통화정책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워시 후보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거론돼 온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보다 상대적으로 매파적 성향을 지닌 인물로 평가된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하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여온 만큼, 통화 완화를 선호하는 비둘기파와는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성향은 최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와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한은 내부에서는 2024년 10월부터 이어져 온 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인식이 점차 굳어지는 분위기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1,430원대까지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 상승세 역시 안심하기 이르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의결문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라는 표현을 삭제하며 이러한 기류를 분명히 했다.
3개월 뒤에도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금통위원이 6명 중 5명에 달해, 지난해 11월 당시보다 동결 의견이 더 늘어났다.
이창용 한은 총재의 발언도 시장에 매파적 신호로 해석됐다. 이 총재는 지난 28일 홍콩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행사에서 “금리는 K자형 회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절한 수단이 아니다”라며 “올해 1.8%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고, 전망치에 상방 리스크도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발언은 국고채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워시 후보자는 비교적 매파적이며 한은의 현재 기조와 잘 맞는다”며 “시장에서도 이제 추가 금리 인하가 쉽지 않다는 반응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독립성이 강화되며 강달러 흐름이 재개될 경우, 한은이 매파적 동결을 이어갈 명분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워시 후보자 지명설이 보도된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면서 달러인덱스는 96 초반대에서 후반대로 급등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원 가까이 순매도에 나섰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2원 오른 1,439.5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선물지수 하락과 비트코인 약세 등 금융시장 전반도 흔들렸다.
시장 일각에서는 워시 후보자와 이창용 총재의 개인적 인연도 거론된다. 한은 관계자는 “이 총재가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 시절부터 워시 후보자와 미국에서 교류해 왔다”며 “총재 재직 중에도 미국 출장 때 자주 만났고, 워시 후보자가 한국을 방문해 한은을 비공개로 찾은 적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워시 후보자가 상원 인준을 통과하더라도 취임 시점은 제롬 파월 현 의장이 물러나는 올해 5월 이후다. 이창용 총재의 임기는 그보다 한 달 앞선 4월에 종료된다. 연준과 한은의 수장이 엇갈리는 시점에서 글로벌 통화정책 공조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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