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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개인정보 유출 ‘셀프 조사’ 논란…해롤드 로저스 한국 대표, 경찰 출석

증거인멸·업무방해 혐의로 30일 소환

작성일 : 2026.01.29 22:02

작성자 : 사회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둘러싼 ‘셀프 조사’ 논란의 중심에 선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 대표가 30일 경찰에 출석한다.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과정에서 증거를 인멸하고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이 본격적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것이다.

답변하는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29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쿠팡 수사 종합 태스크포스(TF)는 30일 오후 2시 로저스 대표를 종로구 서울경찰청사로 소환해 조사한다. 세 차례 출석 요구 끝에 이뤄지는 첫 대면 조사다.

로저스 대표는 국회 쿠팡 청문회 다음 날인 이달 1일 출장을 이유로 출국한 뒤 경찰의 두 차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경찰이 출국정지를 신청했으나 검찰은 자진 입국 가능성을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로저스 대표는 지난 21일 귀국해 세 번째 출석 요구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경찰이 적용한 혐의는 공무집행방해와 업무방해다. 수사의 출발점은 쿠팡이 지난달 25일 공개한 자체 조사 결과다. 쿠팡은 당시 개인정보 3천300만명의 정보가 유출됐지만 실제로 저장된 것은 3천건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 주장이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 역시 정부와의 협의 없이 발표된 조사 결과라는 점을 공식 확인하면서 논란은 급속히 확산됐다.

국회도 움직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31일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를 받는 로저스 대표 등 쿠팡 전·현직 임원 7명에 대한 고발 안건을 의결했다. 로저스 대표가 청문회에서 “한국 국가정보원의 지시로 개인정보 유출 용의자를 만났다”는 취지로 답변한 대목이 위증에 해당한다는 판단에서다. 국가정보원 역시 해당 발언을 부인하며 위증 혐의 고발을 요청했다.

로저스 대표를 둘러싼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산재 은폐 의혹과 관련해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로부터도 증거인멸, 업무상 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경찰은 이번 조사에서 쿠팡 내부 조사 과정에서 증거인멸 시도가 있었는지, 개인정보 유출 규모를 축소 발표한 경위와 의도가 무엇인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 피의자를 중국에서 먼저 접촉해 자체 조사를 벌인 정황, 수천만 건에 달하는 계정 유출 가능성을 수천 건으로 발표한 배경에 고의성이 있었는지도 핵심 수사 대상이다.

로저스 대표가 포토라인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그는 국회 청문회에서 쿠팡의 대응이 정당했다는 입장을 강하게 주장해 왔고, 쿠팡을 둘러싼 제재와 조사 움직임은 한미 통상 현안으로까지 비화하는 양상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한국에 대한 관세 재인상 배경에 미국 기업인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조치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다만 경찰은 “국내 법과 절차에 따른 수사일 뿐”이라며 통상 문제와의 연관성에는 선을 긋고 있다. 이번 소환 조사를 통해 쿠팡 ‘셀프 조사’의 실체와 책임 소재가 어디까지 드러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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