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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미 무역합의 이행 압박…디지털 규제, 통상 변수로 부상

주한미국대사대리, 과기정통부에 서한…망 사용료·정밀지도 문제 거론

작성일 : 2026.01.27 20:51

작성자 : 기술부

미국이 2주 전 한국 정부에 한미 간 무역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사실이 확인되면서, 국회에서 논의 중인 온라인플랫폼법을 비롯한 디지털 규제가 향후 한미 통상 협상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대응 전략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7일 관가에 따르면 제임스 헬러 주한 미국대사대리는 지난 13일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제1수신자로 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서한에는 지난해 11월 한미가 체결한 조인트 팩트시트에 담긴 무역 분야 합의 사항의 후속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 장관을 수신자로 명시한 점을 고려하면, 미국 측은 무역 합의 중에서도 디지털 서비스 규제와 관련한 사안을 문제 삼은 것으로 관측된다. IT 업계에서는 미국이 한국의 대표적인 ‘디지털 규제 장벽’으로 망 사용료와 정밀 지도 이슈를 지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 측은 서한에서 네트워크 사용료와 지도 문제를 직접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망 사용료는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미국 빅테크가 국내 콘텐츠 시장의 핵심 사업자로 자리 잡으면서 논란이 본격화됐다. SK텔레콤과 KT 등 국내 통신사들은 외국 기업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망 사용료 도입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국내 콘텐츠 제공업체들도 데이터 전송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는 반면, 대규모 트래픽을 유발하는 글로벌 빅테크는 공정한 비용을 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반면 빅테크들은 이용자가 이미 인터넷 접속료를 지불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망 사용료를 부과하는 것은 이중과금이라는 입장이다. 트래픽 양을 이유로 차등을 두는 것은 망 중립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논리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정밀 지도 문제 역시 양국 간 시각차가 뚜렷하다. 구글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국토지리정보원에 5천 대 1 축적의 국내 고정밀 지도를 해외 데이터센터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다. 정부는 2016년에도 안보 우려를 이유로 이를 불허했으며, 현재까지도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애플 역시 유사한 요청을 했으나 승인받지 못했다.

정부는 구글 등에 서류 보완을 요구한 상태로, 관계 기관이 참여하는 국외반출 협의체 심의를 거쳐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내 플랫폼 기업들은 고정밀 공간 정보가 해외 빅테크로 반출될 경우 산업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조치가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구글은 공식 입장을 자제하면서도 안보시설 가림 처리와 좌표 노출 제한 등 일부 조건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지도 반출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11월 팩트시트에서 망 사용료와 온라인플랫폼 규제를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과 정책에서 미국 기업이 차별받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하겠다고 합의했다. 정보의 국경 간 이전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내용도 명시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온라인플랫폼법 등 디지털 규제는 외국 기업에도 적용될 수 있지만 차별은 없다는 점을 미국 측에 설명해 왔다고 강조한다. 대통령실 역시 미국 측에 관련 입법과 정책이 특정 국가 기업을 겨냥한 것이 아님을 지속적으로 설명해 왔으며, 미국 동향을 공유하며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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