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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 레이더스’ 국적 논란, 글로벌 게임 시대의 낡은 질문

넥슨 자회사 작품 두고 “한국 게임 아니다” 공방 재점화

작성일 : 2026.01.17 21:57

작성자 : 기술부

“아크 레이더스가 왜 한국 게임이냐”는 질문은 글로벌 게임 산업의 현실을 외면한 낡은 인식에서 출발한다.

'아크 레이더스' 로고 [게임 화면 캡처]

넥슨의 해외 자회사 엠바크스튜디오가 개발·서비스한 ‘아크 레이더스’는 2025년 10월 출시 이후 전 세계 누적 판매량 1천240만 장을 넘겼고, 최고 동시 접속자 수 96만 명을 기록했다. 같은 해 말에는 세계 최대 게임 시상식으로 꼽히는 ‘더 게임 어워드(TGA)’에서 ‘최고의 멀티플레이어 게임’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입증했다.

그러나 성과가 알려지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다시금 게임의 ‘국적 논란’이 불거졌다. 스웨덴 사람들이 스웨덴에서 만든 게임인데 왜 한국 게임으로 불리느냐는 주장이다. 엠바크스튜디오는 넥슨이 2019년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스웨덴 개발사다. 실제 게임 스태프 롤에서도 제작진은 대부분 유럽 출신이며, 모회사 넥슨에 대한 언급은 짧은 감사 문구에 그친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 같은 주장을 펼치는 일부 이용자들이 동시에 ‘리그 오브 레전드’를 중국 게임이라 비난한다는 점이다. 라이엇게임즈는 본사가 미국에 있고 주요 개발진 역시 북미 인력이지만, 중국 텐센트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국적을 중국으로 규정한다. 제작 주체와 자본 구조를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이중 잣대다.

이는 게임의 국적을 판단하는 명확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오늘날 게임 산업은 개발사, 퍼블리셔, 투자사, 플랫폼 운영사, 외주 스튜디오로 복잡하게 분업화돼 있고, 서비스 범위는 국경을 사실상 무의미하게 만든다.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는 일본 기업 소니의 자회사지만 본사는 미국에 있으며, 너티독의 ‘더 라스트 오브 어스’와 산타모니카 스튜디오의 ‘갓 오브 워’는 미국 게임으로 분류된다. 국내 게임사 크래프톤 역시 미국과 캐나다에 스튜디오를 두고 해외 개발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이런 변화는 국내 시상 제도에도 질문을 던진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매년 11월 주최하는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현재 ‘국내에서 제작되어 출시된 게임’을 본상 후보로 한정한다. 이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면 ‘아크 레이더스’는 물론 향후 출시될 ‘서브노티카 2’, ‘눈물을 마시는 새’ 기반 게임 역시 응모 대상에서 배제될 수 있다.

다만 제도는 완전히 닫혀 있지는 않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한국 게임사가 해외에서 제작한 게임이라도 관여 정도에 따라 후보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기준의 불명확성이다. 국적을 둘러싼 소모적 논쟁을 반복하기보다, 자본·기획·지식재산권(IP) 주도권 등 실질적 기여도를 반영한 합리적 기준 마련이 요구된다.

‘아크 레이더스’ 논란은 한 게임의 정체성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협업이 일상이 된 시대에 한국 게임 산업이 어떤 성과를 어떻게 인정할 것인가라는 구조적 질문이다. 답을 미루는 사이, 논쟁만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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