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도 계획서 베껴 작성·비상 연락망 누락
작성일 : 2025.08.19 21:58
작성자 : 사회부
14명이 숨진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 충북도 산하기관인 도로관리사업소가 작성한 재난대책이 부실하기 짝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19일 청주지법 형사22부(한상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충북도 공무원 7명에 대한 공판에서 도로관리사업소 재난대책 담당 공무원 A씨를 증인으로 불러 당시 계획의 문제점을 집중 추궁했다.

A씨는 2023년 여름철 자연재난대비 추진계획서를 어떻게 작성했느냐는 검찰 질문에 “전년도 계획서를 베껴 작성했다”고 답했다. 또 계획서에서 소속 직원들의 비상 연락망이 빠진 이유에 대해 “짧은 시간 안에 재작성하느라 업데이트하지 못했고, 일부러 뺐다”고 진술했다.
비상근무 발령 기준을 묻자 A씨는 “별도의 기준은 없고, 호우특보가 발효되면 근무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상근무 매뉴얼상 ‘근무자’와 ‘책임자’를 구분해 놓고도 실제 누가 해당되는지는 알지 못했다고 답해 관리 체계의 허점을 드러냈다. 더구나 해당 문서는 ‘비공개’ 처리돼 결재권자만 확인할 수 있었고, 일반 직원들은 열람할 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급자들 역시 해당 계획서를 사실상 검토 없이 결재했으며, A씨에게 재검토를 지시하지도 않았다. 검찰은 이런 부실 대응으로 참사 당일 지하차도 관리 주체인 도로관리사업소의 비상근무가 가동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도로 통제가 이뤄지지 않아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이에 사업소장 B씨와 과장 C씨 역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피고인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B씨 측 변호인은 “이미 작성된 보고서를 일일이 지적할 수는 없었다”며 “도로관리사업소가 도로를 전면 통제할 권한도 없다”고 반박했다. C씨 측 변호인 역시 “참사 발생 닷새 전 부임한 상황에서 업무 파악조차 안 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재판은 참사 당일 도로관리사업소의 재해 대책 부실 책임을 놓고 검찰과 변호인 측의 치열한 공방 끝에 마무리됐다.
한편, 오송 참사는 2023년 7월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인근 미호강 제방이 무너지면서 지하차도가 순식간에 물에 잠겨 버스 승객 등 14명이 숨진 사건이다. 검찰은 충북도·청주시·금강유역환경청 공무원과 경찰관 등 43명을 기소했으며, 현재까지 공사 관계자와 소방 관계자 4명이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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