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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화폐 대량 구매한 충북 농협 지점장, 내부 감사로 적발

지인 명의 도용해 1천만원어치 구매…농협 “대기발령 후 징계 절차 착수”

작성일 : 2025.08.04 22:48

작성자 : 사회부

2025년 8월 4일, 충북의 한 지역농협 지점장이 지인 명의를 이용해 지역화폐를 대량 구매한 사실이 내부 감사에서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농협은 해당 지점장을 즉시 대기발령하고 징계 절차에 착수했으며, 지역화폐 발행 지자체는 형사 고발을 포함한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다.

NH농협은행 [연합뉴스 자료사진]

농협에 따르면 문제의 지점장 A씨는 최근 3개월간 지류형 지역사랑상품권 총 1천만원어치를 구매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명의가 아닌 지인 등 여러 명의 이름을 사용해 월 구매 한도를 초과하는 방식으로 상품권을 반복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사랑상품권은 해당 지자체 내에서만 사용 가능한 지역화폐로, 구매 시 액면가에서 7~10% 할인을 받을 수 있어 실질적인 할인 효과가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이 같은 상품권 제도를 도입했으며,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1인당 월 구매 한도를 50만원으로 제한해 운영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지역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한도를 70만원까지 상향 조정했으나, 이번 사례는 제도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협은 자체 감사에서 A씨의 상품권 구매 내역과 명의 사용 패턴을 확인했으며, 정기 감사가 아닌 수시 점검을 통해 이례적인 구매 행태를 포착했다. A씨는 감사 과정에서 “구매 당시 명의자들의 구두 동의를 받았다”고 해명했으나, 서면 동의 없이 제3자 명의를 사용해 공공재 성격의 지역화폐를 구매한 것은 중대한 문제라는 게 농협의 판단이다.

농협 관계자는 “내부 규정과 지역화폐 운영 취지 모두를 위반한 행위로 보고 A씨를 대기발령 조치했다”며 “중앙본부와 협의해 조속히 징계위원회를 열고 관련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역화폐의 발행 주체인 해당 지방자치단체도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자체 관계자는 “상품권 유통 투명성과 제도 신뢰성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며 “명백한 명의 도용 및 부정 구매로 판단될 경우 배임 등 혐의로 경찰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역화폐는 코로나19 이후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도입한 대표적인 지역 소비 진작 수단이다. 실물 지류형과 모바일 형태로 나뉘며, 특히 지류형은 농협 등 금융기관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은 본인의 신분증을 제시하고 매달 정해진 한도 내에서만 구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금융기관 내부 직원이 제도의 빈틈을 악용할 경우, 전체 시스템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이번 사안을 두고 지역 시민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읍시에 거주하는 60대 시민 이모 씨는 “지역화폐가 원래 소비자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금융기관에서조차 이런 부정을 저지른다는 건 믿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또 다른 시민 박모 씨는 “단순 실수인지 고의인지 명확히 가려야 한다”며 신중한 수사를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역화폐 유통 구조의 투명성 강화를 위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충북대 행정학과 한 교수는 “지역화폐는 지역 내 자본 순환을 목표로 하는 정책도구지만, 유통과정에서의 부정행위가 반복되면 오히려 지역경제에 해악이 될 수 있다”며 “판매 시 신분확인 절차 강화와 함께 공공기관의 내부 감시 기능도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제도의 신뢰성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사안으로, 농협과 지자체, 그리고 수사기관의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 지역화폐가 지역경제를 위한 선한 도구로 지속되기 위해선 운영기관의 책임성과 투명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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