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5일 연속 밤샘 근무에 주 58시간 노동…“워라밸 없는 직장, 건강권 침해”
작성일 : 2025.08.03 22:26
작성자 : 사회부
‘불닭볶음면’으로 글로벌 K-라면 열풍을 일으킨 삼양식품이 폭발적인 성장 이면에서 장시간 노동에 기반한 공장 운영 실태로 도마에 올랐다. 특히 밀양2공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야간 2교대 방식의 근무 구조는 주당 노동시간이 58시간을 넘는 등 현행 노동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불닭 신화' 삼양식품 [연합뉴스 자료 사진]](/img_up/shop_pds/opentimes/gisa/2025/pyh2025062906090001300_p41754228445.jpg)
삼양식품은 2010년대 초반 출시한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지난해 9월까지 누적 판매량 66억 개, 연간 수출액 1조3천억 원을 넘기며 한국 식품업계의 대표 수출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런 성과의 이면엔 노동자의 과중한 야간 근무와 건강권 침해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는 내부 고발과 노동계 지적이 제기됐다.
3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불닭볶음면을 주로 생산하는 경남 밀양2공장의 생산직 근로자들은 현재 주 5일 2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이 중 주간조는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야간조는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30분까지 근무한다. 순수 근무 시간만 월∼목요일은 10시간, 금요일은 9시간30분이며 여기에 월 2∼3회 토요일 근무까지 포함되면 주당 총 근로시간은 58시간을 초과한다.
현행 주 52시간 근무제를 위반하는 구조다. 회사는 매월 초과근무 동의서를 받아 형식상 법적 절차를 갖췄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노동법의 허점을 악용한 꼼수”로 해석한다.
김나영 공인노무사(노무법인 한수)는 “기본 근무 40시간에 연장근로 12시간을 더한 52시간을 초과하는 경우, 특별연장근로로 예외 적용을 받아야 하지만 이 또한 엄격한 조건 아래에서만 가능하다”며 “근로시간 특례 업종에 해당하지 않는 식품 제조업에서 매주 58시간 이상 근로가 반복된다면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제는 야간 근무가 5일 연속 이어지는 구조라는 점이다. 야간조는 오후 8시에 출근해 이튿날 오전 7시30분까지 근무를 반복한다. 이런 근무는 심각한 피로 누적과 집중력 저하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다수의 현장 근로자들이 인터뷰를 통해 "새벽 3~4시가 되면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피곤하다"는 고충을 털어놓았다.
한 퇴사자는 “일 자체는 자동화되어 있어 물리적 위험은 적지만, 밤낮이 바뀐 채로 주말까지 근무가 이어지는 일정은 정신적·육체적으로 견디기 힘들다”며 “여가 시간이 거의 없는 현실이 퇴사를 결심하게 했다”고 밝혔다.
특히 토요일 야간 근무자의 경우, 일요일 오전 퇴근 후 휴식 없이 월요일 오전에 다시 출근해야 하는 일정이 반복된다. 이는 근로자 건강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구조로, ‘일과 삶의 균형’이란 단어조차 무색한 상황이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SPC제빵공장의 야간 3조2교대도 문제지만, 삼양의 2교대는 그보다 더 열악한 구조”라며 “삼양식품은 기업 이익만 쫓지 말고, 최소한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조치를 즉각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삼양식품은 “2015년 연 300억 원이던 수출이 지난해 1조3천억 원으로 급증하면서 불가피하게 특별연장근로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회사 측은 “모든 추가 근로는 법과 제도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자발적 동의 없이 근무가 이뤄지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6월 준공된 밀양2공장 설비 안정화 작업이 연말까지 마무리되면, 대부분의 특별연장근로는 해소될 전망”이라며 “근로자 안전 확보와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설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밀양2공장은 연면적 3만4천576㎡ 규모로 6개 생산라인을 갖췄으며, 연간 8억3천만 개의 라면을 생산한다. 인근 1공장과 합산 시 생산량은 15억8천만 개에 이르며, 이는 삼양식품 전체 수출 물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K-라면 열풍을 선도한 대표 기업 삼양식품. 그 성공 이면에 밤새워 일하며 노동력을 갈아 넣은 이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한국식 수출 주도형 제조업 모델의 한계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그 기반이 되는 노동자의 삶과 건강에도 동일한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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