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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 맨홀 질식사고…노동자 2명 쓰러져 1명 사망

사고 당시 산소 농도 4.5%…밀폐공간 작업 전 안전조치 미흡 정황

작성일 : 2025.07.28 23:21

작성자 : 사회부

서울 금천구에서 상수도 공사 중 맨홀 안에서 작업하던 고령의 노동자 2명이 질식해 1명이 사망하고 다른 1명은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현장에서는 작업 전 산소 농도 측정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증언이 확보되며, 관리 주체들의 안전관리 소홀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서울 금천구 질식사고 구조 현장 [금천소방서 제공]

28일 서울 금천소방서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사고는 전날인 27일 낮 12시 39분경 금천구 가산동 상수도 누수 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작업 중이던 70대 남성 2명이 갑자기 쓰러졌고, 소방당국이 출동해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며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으나, 이 중 1명은 이날 새벽 3시께 끝내 숨졌다. 나머지 1명도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사고 직후 소방당국이 측정한 맨홀 내부의 산소 농도는 4.5%로, 정상 공기 산소 농도인 약 21%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였다. 산소 농도가 18% 이하로 떨어지면 현기증, 의식 혼미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10% 이하일 경우 몇 분 내로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이번 공사는 서울시 남부수도사업소가 발주했고, 감리 용역은 서울아리수본부가 맡았다. 공사를 수행한 하청업체는 사고 직전 산소 농도 측정 등 기본적인 밀폐공간 작업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정황이 제기됐다. 경찰은 공사 관계자 진술을 통해 “작업 전 산소 측정이 없었다”는 증언을 확보하고, 관련 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도 즉시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중심으로 조사에 돌입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밀폐된 공간에서 작업을 진행할 경우, 작업 전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를 반드시 측정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송기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사업주는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서울아리수본부 관계자는 “사고 원인과 관련해 현재로선 공식적으로 확인된 내용이 없어 경찰 및 노동부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장 감독과 감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지적하며, 철저한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이와 유사한 밀폐공간 질식 사고는 전국적으로 잇따르고 있다. 이달 6일에는 인천에서 맨홀 안 오수관로 현황 조사를 하던 업자 2명이 숨졌으며, 23일 경기 평택에서도 맨홀 청소 중 작업자 2명이 유해가스 중독으로 쓰러져 구조됐다. 특히 여름철 기온이 올라가면 지하 밀폐공간에서 유해가스가 더 쉽게 발생하고, 중독 위험성이 커진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번 사고에 대해 “지난해에만 밀폐공간 질식 사고로 29명의 노동자가 재해를 입고, 이 중 12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사전에 송기마스크 착용과 유해가스 측정이 철저히 이행되도록 산업안전보건규칙을 조속히 개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특히 고령 노동자의 경우 체력 저하와 반응 속도 저하로 사고 위험성이 더 높다며, 고위험 작업에 대한 연령 기준과 건강 상태 검토, 그리고 실효성 있는 사전 안전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경찰과 노동부는 공사 관련자들을 추가로 소환 조사하고, 사고 책임자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동시에 서울시와 아리수본부의 안전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감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인재를 넘어, 공공기관 발주 공사에서조차 기본적인 안전수칙이 무시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반복되는 맨홀 질식 사고를 막기 위해 보다 엄격한 규제와 현장 감독 강화, 처벌 강화가 시급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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