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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 조력 사망 법안 통과…동유럽 첫 합법화

국민투표 지지 이어 국회 표결서도 가결…몇 주 내 시행

작성일 : 2025.07.19 21:35

작성자 : 사회부

동유럽 슬로베니아가 조력 사망을 공식적으로 허용하며 유럽 내 안락사 논의의 새로운 분수령을 맞았다. 서유럽에 이어 동유럽에서도 조력 사망이 합법화되며, 생명윤리에 대한 논쟁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조력 사망 허용 법안 통과시킨 슬로베니아 국회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슬로베니아 국회는 찬성 50표, 반대 34표, 기권 3표로 조력 사망 허용 법안을 가결했다. 이는 지난해 국민투표에서 유권자 55%가 조력 사망 제도 도입에 찬성 의사를 밝힌 결과를 바탕으로 한 후속 입법이다.

해당 법안은 의식이 있는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고통이 극심하고 기존 치료법으로는 더 이상 개선 가능성이 없을 때 조력 사망을 선택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다만 정신 질환으로 인한 고통은 허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슬로베니아는 이 법안을 통해 조력 사망을 인정한 동유럽 최초 국가가 됐으며, 시행은 수주 내 이뤄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슬로베니아는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등과 함께 조력 사망을 제도적으로 허용한 유럽 국가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법안 지지자들은 조력 사망을 개인의 권리이자 인간의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한 선택지로 보고 있다. 자유운동당 소속 테레자 노박 의원은 "조력 사망 허용은 의학이 실패했음을 뜻하지 않는다"며 "고통을 끝내기 위한 인간적이고 책임 있는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야당인 슬로베니아 민주당(SDS)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법안 통과가 "인간 존엄성의 훼손이며, 사회적 약자의 생명 가치를 경시하는 길을 여는 위험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조력 사망은 환자가 본인의 의사에 따라 의사가 제공한 약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방식으로, 흔히 ‘적극적 안락사’로 분류된다. 이 제도는 여전히 세계 각국에서 뜨거운 윤리적, 종교적 논쟁의 중심에 있다.

현재까지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외에도 캐나다와 호주의 일부 주, 미국의 오리건주 등에서도 조력 사망이 합법이다. 최근 영국도 관련 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키며 상원 심의를 앞두고 있다.

슬로베니아의 이번 결정은 조력 사망이 유럽 내 인권과 의료 윤리의 교차점에서 계속해서 제도적 논의를 확산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고통받는 말기 환자들의 ‘선택할 권리’를 존중하는 흐름은 앞으로도 유럽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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