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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밭일하다 숨진 80대…‘열사병 추정’에도 원인 미상 판정

사망 당시 체온 42도 넘었지만 ‘의학적 확정 불가’

작성일 : 2025.07.02 22:49

작성자 : 사회부

전북 고창에서 30도를 웃도는 폭염 속 밭일을 하던 80대 남성이 쓰러져 숨졌지만, 사망 원인을 ‘원인 미상’으로 판정받아 온열질환 사망자 통계에서 제외됐다. 기후재난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의학적 확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폭염 희생자를 제대로 집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 폭염 (PG) [양온하 제작] 일러스트

고창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일 오후 4시 8분께 고창군의 한 밭에서 A씨(84)가 의식을 잃은 채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2일 새벽 끝내 숨졌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는 A씨의 체온이 42도 이상으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열사병 등 온열질환이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기상청은 사건 당일 고창에 폭염주의보를 발효했으며, 낮 최고기온은 33.8도까지 올랐다. 폭염경보에 준하는 기온이었다. A씨는 밭에서 야외작업을 하던 중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별다른 지병이나 사고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의료진은 A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인 미상’으로 판정했다. 이에 따라 고창군은 행정적으로 A씨를 온열질환 사망자로 분류하지 않기로 했다.

고창군 관계자는 “의료진 소견이 ‘원인 불명’이기 때문에 통계상 온열질환 사망자로 분류할 수 없는 구조”라고 밝혔다. 통계상으로는 고창군에선 아직 ‘폭염 사망자’가 없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이런 사례가 반복될 경우 실제 온열질환 피해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온, 활동환경, 신체 상태 등 열사병의 정황이 명백한 경우라도, 의학적으로 사망 원인이 단정되지 않으면 통계에서 누락될 수 있는 시스템 때문이다.

의학적 사망 원인과 행정적 분류 기준 간 괴리가 발생하면서, 실제보다 축소된 온열질환 피해 통계가 발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정부의 폭염 대응정책과 피해 예방 대책 수립에 있어 중요한 문제로 지적된다.

전북지역에서는 최근 며칠간 33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졌으며, 오는 주말까지 무더위가 지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고령자, 만성질환자 등 취약계층의 야외 활동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특히 노년층이 주로 종사하는 농촌 지역에서 열사병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향후 기후재난 피해를 정확히 집계하고 예방책을 마련하기 위해선 통계 기준에 유연성을 두고, 현장 정황을 고려한 사망 원인 분류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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