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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원전 해체 승인…고리 1호기, '최종 해체국' 반열에 첫발

상업용 원전 해체 승인 국가, 미국 이어 두 번째

작성일 : 2025.06.26 21:33

작성자 : 기술부

대한민국이 상업용 원전을 자국 내에서 직접 해체하는 국가 반열에 올라섰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6월 26일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 해체계획서를 심의·의결하고 해체를 공식 승인했다. 이는 한국이 원전의 건설과 운영을 넘어 영구정지 및 해체까지 전 생애주기를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원전 선진국임을 선언하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다.

 26일 오후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위치한 고리1호기(오른쪽 첫 번째) 모습.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 해체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원안위가 해체 승인을 의결하면 고리 1호기는 1972년 건설 허가가 난지 53년만, 2017년 영구 정지가 결정된 지 8년 만에 본격 해체에 돌입하게 된다. 고리1호기는 1978년 4월 29일 상업 운전을 시작한 우리나라 최초 원자력발전소다.

원안위에 따르면 현재까지 상업용 원전을 실제 해체한 국가는 미국뿐이며, 독일·일본·스위스 등은 주로 연구용 또는 실증용 원자로를 해체한 사례에 그친다. 고리 1호기의 해체 승인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대형 상업용 원전 해체 승인 사례다.

고리 1호기는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해 2017년 6월 40년의 수명을 마치고 영구정지된 대한민국 최초의 원전이다. 한수원이 지난 2022년 해체계획서를 제출한 이후, 원안위는 24개월에 걸쳐 기술적·환경적·규제적 요건을 면밀히 심사한 끝에 이번에 해체를 최종 승인했다.

해체는 총 1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첫 6년 동안은 방사능 오염이 없는 구역의 철거, 해체 지원시설 구축, 사용후핵연료 반출 등이 추진된다. 이를 위해 한수원은 내년 8월 운영변경허가를 받아 월성 원전 부지 내에 건식저장시설을 2030년까지 설치하고, 2031년 6월까지 사용후핵연료를 모두 반출할 예정이다.

이후 4년간은 방사선 오염 구역에 대한 제염 및 해체가 본격화되며, 해체 방사성폐기물의 처리·보관 작업이 병행된다. 마지막 2년간은 부지를 원래의 상태로 복원하며, 이 과정을 마친 뒤 방사선 피폭선량이 법정 기준의 10분의 1인 연간 0.1밀리시버트(m㏜) 이하일 경우 원자력안전법상 규제 대상에서 해제된다.

한수원의 계획대로라면 해체는 2037년 마무리되지만, 원안위는 "첫 상용 원전 해체인 만큼 일정이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자는 해체 추진 상황을 매 반기 원안위에 보고해야 하며, 일정 변경이 필요할 경우 해체계획을 수정 승인받는 절차도 거치게 된다.

해체 과정의 안전성 확보도 강화됐다. 미국의 경우 해체 완료 후 일괄 검사를 받는 반면, 한국은 진행 단계마다 원안위의 점검을 받는 실시간 검증 체계를 갖췄다. 원안위는 이를 통해 고리 1호기 해체가 철저히 관리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고리 1호기 해체 승인 사례는 향후 원전 해체 정책과 산업 육성에 결정적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음 해체 대상인 월성 1호기 해체 심사에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월성 1호기는 2019년 12월 영구정지됐고, 2023년 6월 해체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올해 2월부터 심사가 본격화됐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내년 말까지 심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고리 1호기 해체가 대한민국의 원전 기술력과 규제 체계의 선진화를 상징하는 동시에, 향후 해체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자산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세계 각국에서 수명이 다한 원전 해체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실제 상업용 원전을 성공적으로 해체한 경험은 한국 원자력 산업의 수출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는 이번 해체계획 승인과 관련해 “가동 중 원전 대비 위험도가 낮은 해체 원전에 대해서는 향후 효율적인 심사체계와 기술적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고리 1호기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제도적·기술적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번 고리 1호기 해체 승인은 대한민국이 원전 해체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분기점이자, 에너지 정책 전환기에 놓인 국가가 미래 원자력 활용과 규제의 방향을 정립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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