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ㆍ기술

Home > 산업ㆍ기술

“느낌만 믿었다가 크레딧 탕진”…비전문가의 ‘바이브 코딩’ 좌충우돌 체험기

AI에 “이런 사이트 만들어줘” 명령만 하면 개발 끝?

작성일 : 2025.06.22 00:08

작성자 : 기술부

코딩 지식이라고는 ‘파이썬’, ‘자바스크립트’ 같은 언어 이름 외엔 모르는 기자에게 최근 유행 중인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은 묘하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복잡한 코딩은 몰라도 인공지능(AI)에 “무슨 사이트 만들어줘”, “이런 앱 만들어줘” 같은 자연어 명령만 내리면 기능성 있는 프로그램이 ‘뚝딱’ 완성된다는 말에 호기심이 솟았다.

러버블에서 바이브코딩으로 만든 일본 빈집 매물 소개 사이트 [러버블 캡처]

이 개념은 오픈AI 공동 창립자인 안드레 카파시가 지난 2월 “느낌에 몸을 맡기고 코드 존재조차 잊는 것”이라고 묘사하며 소셜미디어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의 한 대학생이 이 방식으로 학교 주변 빈 주차면을 알려주는 앱을 며칠 만에 만들어 팔았다는 일화까지 퍼지며 바이브 코딩은 일반인들에게도 꿈 같은 도구로 떠올랐다.

이 같은 기대를 품고 기자도 챗GPT를 켜고 “일본의 빈집 정보를 소개하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해 봤다. 하지만 이내 장벽에 부딪혔다. “Figma에서 앱 와이어프레임을…” 같은 용어가 등장하자마자, AI는 개발자들에게 익숙한 언어로 되묻고 판단을 요구했다. 문장이 해석되지 않으니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좀 더 초보자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코딩 AI ‘러버블’, ‘볼트’, ‘아달로’, ‘선커블’ 등을 차례로 시험해봤다. 일본 지방정부가 제공하는 빈집 API를 활용해 한국인을 대상으로 매물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만들겠다는 목표였다. 그중 ‘러버블’은 디자인도 감각적이고, 명령어도 잘 알아듣는 듯했다. 결국 25달러를 결제해 유료 서비스로 전환했다.

하지만 문제가 시작됐다. 단순한 메인 페이지 생성까진 수월했지만, 실제 매물 API를 불러오고 데이터를 배열하려는 단계에선 AI가 말을 듣지 않았다. 대표 이미지가 붙긴 했지만, 해당 정보가 진짜 매물인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 SF 영화에나 나올법한 대도시 전경 이미지가 빈집 정보로 붙은 모습에 신뢰가 떨어졌다.

무엇보다 명령자(기자)와 실행자(AI) 사이에 주고받는 문답이 반복되면서 할당된 ‘크레딧’은 금세 바닥을 드러냈다. 두 시간 남짓 작업했을 뿐인데 80%가 소진됐다. 추가 결제도 가능했지만, 이 상태로는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기까지 수십만원이 들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결국 크레딧 효율이 더 낫다는 ‘커서AI’로 이동했다. 개발자들이 애용한다는 명성의 이 서비스는 인터페이스(UI)부터 전문가 친화적이었다. 위축감 속에 다시 일본 빈집 사이트를 요청했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비슷했다. 웹사이트가 만들어지긴 했지만 기능 추가 명령이 들어가면 실행이 되지 않거나, 문제점 개선 요구에 다시 또 실패하고, 그렇게 되풀이되는 상황이 반복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기자는 ‘이건 AI가 똑똑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내가 바보라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는 자괴감과 함께, AI 사용에도 사전 이해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게 됐다.

결국 바이브 코딩은 “느낌에 몸을 맡기면 된다”는 말처럼 쉽지 않았다. 생성형 AI가 일상에 녹아든 시대지만, 환각(hallucination)처럼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그럴듯하게 내놓는 AI 특성을 감안하면 비전문가는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기자는 이번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코딩 AI도 결국 도구다. ‘잘 쓰려면 배워야 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다시금 확인한 값비싼 체험이었다. '느낌'만으론, 아무것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내일의 세상을 바꾼다 <오픈타임즈>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오픈타임즈' 검색
▶이메일: opentimenews@gmail.com
▶뉴스 제보: https://www.opentimes.kr

X 페이스북 카카오톡 라인 밴드 스크랩주소복사
산업ㆍ기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