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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무지개 물결…제26회 퀴어퍼레이드, 차별 넘은 자긍심의 행진

7천여명 도심 행진…성소수자 연대 부스 70여개 운영

작성일 : 2025.06.14 22:42

작성자 : 사회부

6월의 서울 한복판이 무지개빛으로 물들었다. 14일 토요일, 제26회 퀴어퍼레이드가 중구 남대문로 일대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올해 퍼레이드는 ‘우리는 결코 멈추지 않는다’는 슬로건 아래 성소수자와 지지자 7천여명이 모여 차별과 혐오를 넘어 자긍심을 드높였다.

 14일 서울 종로구 종각역에서 제26회 퀴어퍼레이드 참가자들이 을지로 입구까지 행진하고 있다.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얼굴과 팔에 무지개색 타투 스티커를 붙이고, 프라이드 플래그 색의 꽃다발을 들며 도심을 활보했다. 부스만 70여개에 달했다. 성소수자 단체는 물론 영국·프랑스·캐나다 등 외국 대사관, 민주노총·전농 등 시민사회단체, 한양대·연세대·경희대 등 대학 성소수자 동아리도 부스를 차려 성소수자 인권과 연대를 외쳤다.

균이(25·활동명)씨는 "성소수자들이 이곳에 존재하고 있다는 걸 세상에 알리는 날"이라며 “우리가 자신의 색을 펼칠 기회는 드물기에, 이 하루만큼은 꼭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중앙행정기관인 질병관리청이 처음으로 참여해 HIV 감염 예방과 관련한 정보를 나눴고, 국가인권위원회는 공식 참가를 하지 않았음에도 일부 직원들이 ‘앨라이(ally) 모임’ 이름으로 부스를 꾸렸다. 이들은 “혐오와 차별을 용인하는 인권위 결정에 대한 내부 반발”이라며 “평등한 세상을 위한 여정에 인권위는 함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무지개 네컷’ 사진부스 앞에는 참가자들이 긴 줄을 섰고, 성소수자 불교 모임 ‘불반’은 목탁 소리에 맞춰 홍보를 벌이며 시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오후 4시 30분부터는 종각역을 출발해 명동성당, 서울광장, 을지로입구역까지 2㎞를 넘는 행진이 이어졌다. 퍼레이드 행렬은 무지개 깃발과 피켓을 흔들며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는 구호로 서울 도심을 채웠다.

한편, 같은 날 오후 개신교계 단체 ‘거룩한방파제’는 서울시의회 인근에서 맞불집회를 열고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반대 입장을 밝혔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찬송가를 부르거나 “동성애는 죄”라며 외치는 일부 종교인들도 있었지만, 주최 측과 경찰의 통제로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반대로 몇몇 진보 교회는 퀴어퍼레이드 부스를 운영하며 연대의 뜻을 밝혔다. 기독교인 참가자 우산(31·활동명)씨는 “하나님의 뜻은 사랑인데, 누군가를 혐오하는 도구로 종교가 사용되는 게 너무 마음 아프다”며 “우리는 성소수자들과 함께하고자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번 퀴어퍼레이드는 갈등 없이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혐오와 차별, 제도적 소외를 뚫고 해마다 열리는 퀴어퍼레이드는 성소수자들이 존재를 외치고 연대를 확인하는 자리로, 한국 사회의 다양성과 관용을 시험하는 중요한 행보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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