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관련 규정 개정 예고…채무자 재기지원 목적으로 비영리법인도 매입기관 포함
작성일 : 2025.06.09 23:25
작성자 : 경제부
이재명 대통령이 취약계층 채무 탕감 정책을 예고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시민단체 등 비영리법인도 부실채권 매입이 가능하도록 하는 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재임 당시 주도했던 '주빌리은행'과 유사한 구조의 민간 배드뱅크 출범 가능성도 거론된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개인금융채권의 관리 및 개인채무자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 개정안을 예고하고, 개인금융채권 매입이 가능한 기관의 범위에 비영리법인을 포함시키는 내용을 포함했다.
현행 제도에서는 개인금융채권 매입이 가능한 기관이 제한적으로 명시돼 있어, 재기지원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법인들은 채권을 매입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었다. 금융위는 이에 대해 “상환 능력이 없는 채무자들의 재기를 지원하는 데 비영리법인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양수인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정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배드뱅크’ 설립 구상과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시기에 급증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채무 문제 해결을 위해 부실채권을 매입하고 탕감 또는 조정하는 전담기구를 준비 중이다. 배드뱅크는 통상 금융회사들이 회수 불가능한 자산을 넘기고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이번 개정으로 비영리법인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재직 당시 공동은행장으로 활동했던 ‘주빌리은행’의 형태가 재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빌리은행은 장기 연체된 부실채권을 금융사로부터 원금의 3~5% 수준으로 매입해, 채무자가 원금의 일부만(통상 7%) 갚도록 유도하며 나머지 빚을 소각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재원은 기업의 후원금과 금융사의 부실채권 기부 등으로 조달했으며, 당사자의 재기 가능성을 높이고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모델로 주목받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시 이 모델을 ‘새로운 금융복지’라고 평가한 바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배드뱅크가 어떤 조직 형태를 띨지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비영리법인을 활용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며 “이번 규정 개정은 그 가능성에 대비한 사전 정비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향후 재원 조달 방안과 채무 감면의 기준 등을 추가로 마련해, 올해 하반기 중 배드뱅크 설립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과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는 법령 정비와 제도적 뒷받침에 나설 방침이다.
취약계층 채무 경감과 금융 복지 실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실제 정책 집행 과정에서의 재정 효율성과 도덕적 해이 방지 대책이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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