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2025년 제1회 검정고시 수여식 개최… 86세부터 중증장애인까지 감동의 합격자들
작성일 : 2025.06.04 23:13
작성자 : 사회부
“6·25 겪느라 중학교에 가는 건 감히 꿈도 못 꿨는데, 이런 날이 오네요.”

4일 서울시교육청 11층 강당에서 열린 ‘2025학년도 제1회 초·중·고졸 검정고시 합격증서 및 장학금 수여식’은 가슴 뭉클한 사연을 품은 이들의 이야기로 가득 찼다. 이날 행사에는 합격자 대표 30명과 가족 등 60여 명이 참석해 긴 시간 끝에 이룬 결실을 함께 축하했다.
이날 수여식에서 가장 큰 박수를 받은 이는 단연 올해 만 86세의 나이로 초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한 이윤순 어르신이었다. 그는 어린 시절 강원도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했지만 폐교로 인해 졸업장을 받지 못했고, 이어진 6·25 전쟁과 극심한 생활고로 학업을 이어갈 수 없었다.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살아가느라 배움은 먼 이야기였어요.”
그랬던 그가 다시 책을 잡게 된 계기는 우연히 지하철에서 마주친 한 중년 여성의 모습이었다. 한문책을 읽는 그 여성의 모습이 깊은 인상을 남겼고, 이 씨의 마음에도 학구열이 피어났다.
“배우는 기쁨이 이렇게 클 줄 몰랐어요. 배움 앞에서는 나이도, 과거도, 두려움도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 어르신은 현재 학력 인정 평생교육시설 중학교 과정에 진학 중이며, 평생 소망해온 한자 읽기를 배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같은 자리에는 장애를 딛고 학업에 도전한 감동적인 합격자도 있었다. 중증 청각장애를 가진 이봉희(45) 씨는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하며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안겼다.
“고3 때 집안 사정으로 학교를 그만뒀는데, 25살에 갑자기 청력을 잃었어요. 그때부터 세상이 너무 멀게 느껴졌죠.”
그는 이후 2년간의 끈질긴 도전 끝에 합격증을 손에 넣었다. 이 씨는 장애인 시험 응시자를 위한 맞춤형 지원과 응시 환경에 깊은 감사를 전했다.
“같은 처지의 친구들과 공부할 수 있었고, 그들과의 시간은 제게 다시 도전할 힘이 되었어요.”
앞으로 그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해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돕고 싶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학교 밖 청소년, 다문화가정 출신 등 다양한 사연을 지닌 만학도들이 이날 주인공이 됐다. 단순한 합격증서 이상의 의미가 담긴 이들의 이야기에는 뜨거운 박수와 눈시울을 붉히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직접 행사에 참석해 합격자 한 명 한 명의 손을 잡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여러분이 보여주신 도전정신은 우리 사회 전체가 배워야 할 모습입니다. 오늘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출발점입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제1회 검정고시에는 총 4,658명이 응시해 3,987명이 합격했다. 연령·배경을 뛰어넘어 ‘배움은 언제나 가능하다’는 진리를 몸소 보여준 수여식은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깊은 울림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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