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KPS “작업지시 없었다”…노조 “임의작업 불가능한 구조” 반박
작성일 : 2025.06.03 23:28
작성자 : 사회부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가 사고로 숨진 사건을 둘러싸고 작업 지시 여부를 놓고 노사 간 주장이 정면으로 엇갈리고 있다. 경찰은 작업지시 진위와 과실 여부를 규명하기 위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사고는 지난 2일 오후, 태안화력발전소 내 한전KPS 태안화력사업소 기계공작실에서 발생했다. 사망한 김충현(50) 씨는 발전소 2차 하청업체인 한국파워O&M 소속으로, 평소 금속 절삭 가공을 맡아왔던 베테랑 작업자였다.
한전KPS는 사고 직후 내부 보고에서 “발전 설비와 무관한 공작기계에서 발생한 사고이며, 당일 작업 오더(지시)는 없었다”고 밝혔고, 서부발전도 “김씨가 임의로 주변을 정리하다 끼임 사고를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청업체 현장 소장 역시 경찰에 “작업 지시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장에서 함께 근무한 동료와 노동조합 측은 이 같은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김씨는 평소 작업지시가 없을 경우 절대 공작기계를 작동하지 않았으며, 지시서 확인을 철저히 했던 신중한 성격의 노동자였다는 것이다.
김영훈 한전KPS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공작기계 작업은 원청의 명확한 작업 오더가 있어야만 가능한 구조”라며 “절대 임의작업이 불가능한 시스템인데, 원청은 사고 책임을 김씨 개인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보고서는 고(故) 김용균 씨 사망 당시 원청이 ‘왜 그곳에 갔는지 모르겠다’고 했던 발언과 똑같다”며 “또다시 사고 책임을 하청노동자에게 돌리려는 ‘면피 논리’가 반복되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경찰은 현재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과 김씨가 작업 중이던 공작물 도안, 개인 장비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특히 김씨가 만들고자 했던 금속 부품의 용도와 실제 작업 지시 여부를 가리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작업 중이었던 사실은 명확하며, 확보한 자료를 통해 해당 공작물의 목적과 관련 작업지시 존재 여부를 철저히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6년 전 같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고 김용균 씨 사망 사건을 떠올리게 하며, 반복되는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의 산업재해 실태와 원청의 책임 회피 구조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다시금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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