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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생도 부당해고 보호 대상”…중노위, 25년 만에 판례 뒤집은 결정

AI 데이터라벨러 직무교육 중 해고된 교육생, 시용근로자로 인정

작성일 : 2025.06.01 22:41

작성자 : 사회부

근로계약 체결 직전 ‘직무교육생’이라는 이유로 해고된 노동자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시용근로자’로 인정받으며 부당해고 구제 결정을 이끌어냈다. 이는 2000년 고용노동부가 교육생의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행정해석을 내놓은 이후 25년 만에 처음 있는 판례 변경으로, 향후 유사 사례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부당 해고

1일 노동계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한 데이터라벨링 아웃소싱 업체의 교육생 A씨가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 신청에 대해 "시용근로관계가 성립된다"며 부당해고를 인정한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초심 판정을 그대로 유지했다. 업체 측의 재심 신청은 기각됐다.

사건의 배경은 이렇다. A씨는 지난해 7월 1일부터 11일까지 직무교육을 받은 뒤, 12일부터 정규직 업무에 투입될 예정이었지만, 사용자는 '업무 평가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구두 해고를 통보했다. 이후 A씨는 서울지노위에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구제 신청을 냈다.

그동안 고용노동부는 교육생의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해석을 유지해왔다. 특히 ‘교육 안내 확인서’라는 문서를 통해 ‘해당 기간은 채용 확정을 위한 평가과정으로, 근로계약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시하고 이를 교육생에게 서명받는 관행이 이어졌다.

하지만 서울지노위는 이 같은 문서의 효력에 대해 “사용자의 경제적 우월 지위를 고려하면 실질적 효력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중노위 역시 이 입장을 유지하며 “교육생이 수업에 참석하고 나서야 확인서를 받는다는 점에서 자율적 의사에 기반한 서명이 아니며, 근로계약을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정의 핵심은 교육생도 ‘시용근로자’로서 근로기준법상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시용근로자는 일정 기간 평가를 거쳐 정식 채용 여부가 결정되는 고용 형태이지만, 해당 기간에도 사용자에게 종속된 관계 속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만큼 근로자로서의 지위가 인정된다.

이 사건을 대리한 하은성 노무사는 “이 판정은 단순히 한 개인의 권리를 지킨 선례를 넘어, 데이터라벨링 등 플랫폼 기반 노동환경에서 교육생이라는 이름 아래 방치된 수많은 노동자에게 희망을 주는 결정”이라며 “앞으로 교육생의 법적 지위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당 업체는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데이터 가공을 담당하는 아웃소싱 회사로, 인공지능 학습을 위한 데이터라벨링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향후 유사한 고용 형태를 가진 기업들의 인사 관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정으로 평가된다.

중노위의 이번 판정은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노동자들의 지위를 다시 정의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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