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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만 나도 심장이 뛰어요”…5호선 방화 현장에 있던 승객의 ‘불안한 하루’

심리적 충격에 지하철 대신 버스 출근…“악몽 꿔 정신과 진료 고민”

작성일 : 2025.06.01 22:39

작성자 : 사회부

“지하철을 타는 순간부터 남들의 가방을 훑어보게 돼요. 소리만 나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6월 1일, 전날 서울 지하철 5호선 방화 사건의 직접적인 현장에 있었던 승객 김모(24)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전히 가라앉지 않은 불안감을 토로했다. 김씨는 뮤지컬 배우로, 당시 열차 안에서 화재를 직접 경험했다. 상황이 진정된 직후 지인의 보호를 받아 다시 열차에 올랐지만, 다음날에는 결국 지하철 대신 먼 길을 돌아 버스를 타고 출근했다.

김씨는 “응급처치를 받고 그냥 집에 돌아왔는데, 그 이후로 어떤 안내나 연락도 없었다”며 “그날 이후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악몽에 시달려 정신과 진료를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내 방송도 기억나지 않았고, 시민들이 판단해 문을 수동으로 열고 대피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지난달 31일 서울지하철 5호선 열차 안에서 방화로 인해 승객들이 지하 터널을 통해 대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화재로 인해 대피하는 승객들의 모습.

서울교통공사는 “기관사가 화재 직후 방송을 했지만, 내부가 소란스러워 승객들이 제대로 듣지 못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씨는 무엇보다도 **“대형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시민들의 침착한 대응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열차 안에서는 한 승객이 “집중해 주세요”라고 외치며 혼란을 수습했고, 다른 시민들도 질서 있게 승객들을 유도해 대피를 도왔다. 특히 여성과 노약자를 도와주는 장면들이 곳곳에서 목격됐다고 김씨는 회상했다.

그는 “연기가 퍼지기 시작하자마자 객실 문을 수동으로 열고, 손전등을 켜서 탈출로를 밝히는 등 시민들이 직접 길을 만들었다”며 “당시 마포역까지 안내 없이 스스로 걸어나왔다”고 말했다. 이는 소방대가 터널 안으로 본격 투입되기 전 이뤄진 대피였다.

이번 화재는 열차 네 번째 칸에서 발생했으며, 피의자인 60대 남성은 인화성 액체를 뿌리고 불을 붙인 혐의로 여의나루역 인근에서 현행범 체포됐다. 경찰은 1일 해당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지하철 내 범죄나 사고로 인한 심리적 외상을 겪은 시민들에 대한 사후 지원 체계가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특히 김씨와 같은 현장 목격자들에게 최소한의 상담이나 지원이 제공되지 않았다는 점은 개선 과제로 지목된다.

서울시는 현재까지 해당 사건 관련 승객 대상 심리지원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시민들이 서로의 손을 잡고 위기를 넘긴 현장. 그러나 불안은 아직 누군가의 마음속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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