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도주 우려·증거 인멸 가능성 낮아"…종탑 점거 15일간 농성 벌여
작성일 : 2025.05.05 23:15
작성자 : 사회부
서울 종로구 혜화동성당 종탑에 올라 장애인 권리 보장을 외치며 고공 농성을 벌였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들이 법원 판단에 따라 구속을 면했다. 법원은 이들이 범죄 사실을 인정하고 있고, 도주나 증거 인멸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활동가들 구속영장 기각 촉구하는 전장연 [촬영 정윤주]](/img_up/shop_pds/opentimes/gisa/2025/akr20250505028251004_01_i1746454573.jpg)
5일 서울중앙지법 이소진 영장전담 판사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는 전장연 소속 이모 씨와 민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판사는 “피의자들이 사실관계를 다투지 않고 법리적 주장 중심의 변론을 하고 있으며, 혐의와 관련된 객관적 증거도 다수 확보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피의자들이 일정한 주거지와 직업, 가족관계를 갖추고 있어 도주할 우려가 크지 않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씨와 민씨는 지난달 18일 오전 혜화동성당 종탑에 무단 진입해 약 15일간 점거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해당 종교 단체가 탈시설 권리와 관련한 장애인 정책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며, 이를 비판하고 전면 수정을 요구했다. 점거 기간 동안 종탑에는 ‘탈시설 권리 왜곡 중단하라’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해당 농성은 장애인 탈시설 정책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을 다시금 부각시켰다. 전장연은 이번 시위의 목적이 “장애인의 자립생활과 탈시설 권리를 보장하라는 사회적 요구를 가시화하려는 것”이라며, “종교계와 정부가 탈시설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천주교 관계자들은 “교회가 특정 정치적 주장을 수용하거나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적 가치에 따라 사안을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농성이 이어지는 동안 경찰은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수차례 현장에 출동해 농성 중단을 요구했으며, 종탑 아래 출입을 통제하기도 했다. 이후 농성이 마무리된 뒤 경찰은 이씨 등 두 명을 집시법 및 퇴거불응 등 혐의로 입건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전장연은 영장 기각 직후 논평을 통해 “장애인들의 생존권 투쟁을 범죄로 규정하고 구속하려는 시도가 무산돼 다행”이라며 “앞으로도 장애인의 권리를 위한 정당한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관점에서 탈시설 정책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장애인 인권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단순한 정책 차원을 넘어 종교와 시민사회 전반의 논의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탈시설을 둘러싼 시각차가 뚜렷해지며 정부 정책의 명확성과 실행 방식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전장연은 향후 전국 단위의 장애인 권리 보장 촉구 집회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장애인 이동권, 자립생활 보장, 탈시설 정책 등 장애인 권리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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