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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이 수놓은 함안의 밤…제32회 낙화놀이, 전통과 감동의 향연 펼쳐져

부처님오신날 맞아 6,500여 명 운집…예약 1분 만에 매진된 지역 대표 행사

작성일 : 2025.05.05 23:09

작성자 : 문화부

한지와 숯으로 만든 낙화봉에서 흘러내리는 불꽃이 한 폭의 그림처럼 하늘을 수놓으며 전통의 장관을 연출했다. 경남 함안군은 5일 오후, 함안면 괴산리 무진정 일원에서 ‘제32회 함안낙화놀이 공개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밝혔다.

부처님오신날이자 어린이날인 5일 오후 경남 함안군 함안면 무진정에서 '제32회 함안낙화놀이 공개행사'가 열리고 있다. 숯과 한지를 꼬아 만든 낙화봉 수천 개를 줄에 매달아 놓고 일몰 무렵 불을 붙이는 민속놀이다.

이번 행사는 부처님오신날과 어린이날이 겹친 연휴 마지막 날 열린 만큼, 경남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몰린 6,500여 명의 관람객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비가 내린 뒤 흐린 날씨였지만, 관광객들은 우산을 쓰고 우비를 입은 채로 낙화놀이가 펼쳐지는 순간을 기다렸다. 하늘이 어두워지고 낙화봉에 불이 붙자, 관람석에서는 "와! 예쁘다"는 감탄이 쏟아졌고,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무진정 낙화놀이는 줄에 매단 수천 개의 낙화봉에 불을 붙여 불꽃이 비처럼 쏟아지는 민속놀이로, 조선 선조 연간 함안군수로 부임한 정구 선생이 군민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은 지역 고유의 전통문화이자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총 3천여 개의 낙화봉이 사용됐으며, 행사장은 불꽃이 퍼지며 만들어내는 장관에 감탄하는 관람객들로 가득 찼다.

행사장에는 박완수 경남도지사, 조근제 함안군수, 이만호 군의회 의장 등 주요 인사들도 참석해 관람객들과 함께 낙화놀이를 즐겼다. 박 지사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낙화놀이는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이며, 국민 안녕을 기원하는 뜻깊은 놀이”라며 “이 자리에 모인 모두가 좋은 추억을 남기고 건강과 평안을 얻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 운영도 체계적으로 이뤄졌다. 군은 관람객 안전과 혼잡 방지를 위해 전면 예약제로 관람 인원을 제한했다. 군민 800명에 대한 선착순 예약은 물론, 나머지 5,700명에 대한 일반 예매는 지난 3월 26일 오전 10시부터 진행됐고, 단 1분 만에 마감되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경찰과 소방, 안전요원들이 현장을 통제했고, 별다른 사고 없이 행사는 마무리됐다.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부산 강서구에서 연인과 함께 온 서민원(42) 씨는 “사진으로만 보던 낙화놀이를 실제로 보니 훨씬 감동적이었다”며 “인터넷 예약 경쟁이 치열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친구와 함께 온 박지윤(30대) 씨는 “사람이 너무 많아 시야가 가려진 점은 아쉬웠지만 불꽃이 너무 아름다웠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함께 온 외국인 관광객 베르테인 씨는 “이런 전통 이벤트는 처음 본다”며 “한국 문화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관람객은 “앞줄에서 서서 관람하는 사람들 때문에 뒷좌석 시야가 가렸다”며 통제 미흡을 지적하기도 했다. 행사 주최 측은 향후 관람 동선과 질서 유지 대책을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TV 예능과 드라마에도 자주 등장하며 화제를 모은 함안 낙화놀이는 매년 부처님오신날 전후로 무진정에서 개최되며, 해마다 그 열기가 더해지고 있다. 전통 민속놀이의 미학과 현대적인 행사 운영이 조화를 이루며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정착한 것이다.

올해도 불꽃은 밤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함안의 초여름 밤을 환하게 밝혔다. 600년 넘게 이어진 전통의 불꽃놀이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지역의 역사와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낸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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