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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불 진화 6시간 만에 재발화…대구 함지산 산불, 관리 실패 드러냈다

재발화로 주민 대피령…진화 인력 철수 이후 방심 논란

작성일 : 2025.04.30 23:26

작성자 : 사회부

대구 함지산 산불이 주불 진화 선언 6시간 만에 재발화하면서 산림 당국의 관리 소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초기 대응 이후 이어진 재발화는 ‘형식적 진화 선언’에만 급급했던 대응 시스템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대구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이틀 만에 진화됐다가 일부에서 재발화한 가운데 30일 대구 북구 산불 현장에서 소방헬기가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함지산 산불은 지난 28일 오후 2시경 대구 북구 도심 인근에서 처음 발생했다. 대구시와 산림 당국은 23시간 만인 29일 오후 1시, “주불을 진화했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불과 6시간 후 불길이 다시 살아나 30일 오후까지 진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공식적으로 ‘주불’만 진화했을 뿐, ‘잔불’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었지만 일반 시민들에게는 사실상 모든 화재가 종료된 것으로 인식됐다. 이는 진화 당국이 언론에 발표하는 ‘주불 진화’ 표현이 현실과 괴리된 이유 중 하나다.

산불 현장에서는 눈에 보이는 화염이 사라졌다고 해도 낙엽과 가지 등 산림 부산물 아래에 남아 있는 불씨가 재발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번 경우도 마찬가지로, 주불 진화 이후 대부분의 진화 인력이 철수했고 바람이 불면서 남은 불씨가 다시 살아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현장에는 약 1,500여 명의 진화 인력이 밤샘 작업에 동원됐고, 주불 진화가 선언되자마자 대부분 하산했다. 이 같은 인력 철수는 반복되는 재발화 위험을 상존하게 만들고 있다.

산불 전문가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산불 전문가는 “불씨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기온 상승과 강풍이 겹치면 재발화는 시간문제”라며 “특히 진화 선언 다음 날이 가장 위험한 시점”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31일에 비 소식이 있지만, 그 전까지는 단 1시간도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재발화로 인해 북구 서변동 주민들에게 대피 안내 문자가 발송됐다. 서변동과 인접한 능선에는 다시 짙은 연기가 피어올랐고, 헬기 10여 대가 긴급 투입돼 재진화 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같은 시각, 금호강 인근 야영장에서는 대구의용소방대 소방기술경연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진화 헬기가 금호강 물을 퍼 올리는 바로 옆에서 대회 참가자들이 고기를 구워 먹는 장면이 포착돼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시민들은 “산불로 주민이 대피하는 와중에 경연대회라니, 위기감이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대구소방본부는 “의용소방대의 재난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한 연례 행사였으며, 산불 재발화 상황을 고려해 최소 인원만 참여하는 방식으로 축소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시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조직이 위기 상황에서조차 일상 행사를 강행했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다.

함지산 산불은 단순한 화재 사고가 아니다. 반복된 진화 선언과 재발화, 산불 감시 체계의 허점, 시민 불안 속에서도 이어진 관 주도의 이벤트까지. 이 사건은 재난 대응의 기본 원칙인 ‘경계 태세 유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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