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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물든 희망의 빛…5만명 연등행렬로 부처님오신날 축하

사회적 혼란 속 '화합과 치유' 염원…어린이 선두에 세운 특별한 의미

작성일 : 2025.04.26 23:08

작성자 : 문화부

"마음이 치유되는 기분입니다. 저는 불자는 아니지만 연등을 보며 나라에 더 큰 어려움이 닥치지 않기를 기원해요." 69세 여성 참가자의 말처럼, 부처님오신날을 아흐레 앞둔 26일 서울 도심은 연등의 따뜻한 빛으로 물들었다.

 불기 2569년(2025년) 부처님오신날(5월 5일)을 앞두고 26일 연등 행렬이 흥인지문(동대문)을 출발해 종로를 지나 조계사로 향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등 불교 종단들로 구성된 연등회보존위원회는 이날 오후 동대문(흥인지문)을 출발해 종로를 거쳐 조계사까지 이르는 '불기 2569년(2025년) 부처님오신날 연등행렬'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용호성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 불자와 시민 약 5만명이 참여해 종로 일대를 행렬로 가득 채웠다.

올해 부처님오신날은 어린이날과 같은 날짜로 맞물려 어린이들이 행렬의 선두에 섰다. 이는 미래를 이끌어갈 세대에게 희망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사회적 혼란과 아픔이 겹친 시기에 열린 이번 연등행렬은 치유와 화합의 뜻을 더욱 강조했다. 진우스님은 봉행사에서 "산불로 생을 마감하거나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연등의 자비로운 빛이 이들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혼란과 갈등 속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녁이 깊어질수록 종로는 화려한 등불로 환해졌다. 사천왕, 용, 봉황, 거북이 등 불교 전통문화를 형상화한 대형 장엄등이 어두운 거리를 오색빛으로 물들였다. 관세음보살과 문수동자, 룸비니동산을 묘사한 장엄등은 참가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현대적 감각을 반영해 스누피 캐릭터와 토마스 기차 등 어린이에게 친숙한 조형물도 함께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연도에 선 시민들은 전통악기의 신명 나는 리듬에 맞춰 연희단의 율동을 따라하며 일상의 피로와 근심을 잠시나마 털어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온 한 남성(67)은 "나라가 태평해지고 모두가 자비심을 품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전했다. 또 다른 여성 참가자는 "모든 사람의 마음이 평안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등행렬에는 국내 사찰은 물론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네팔, 베트남, 대만, 방글라데시 등 해외 사찰 관계자들도 참가해 행렬에 활기를 더했다. 다문화 사회로 접어든 한국 사회를 반영하듯, 다양한 국적과 배경을 지닌 이들이 함께 희망을 노래했다.

행진이 끝난 뒤에는 보신각 사거리 특설 무대에서 대규모 강강술래가 펼쳐졌고, 트로트 신동 김태연과 조선팝 창시자 서도밴드가 무대를 장식하며 '대동한마당'을 열었다. 남녀노소가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도심을 하나로 묶었다.

이번 연등행렬은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연등회의 일환으로, 서울시와 조계종이 긴밀히 협력해 개최했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종로 일대 일부 구간에서는 교통이 통제됐다.

연등행사는 27일까지 이어진다. 이날 조계사 일대에서는 전통문화마당, 미니 연등행렬,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 난장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연등회의 빛은 오늘 하루 서울을 넘어 한국 사회 전반에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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