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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제주인, 오사카서 4·3 위령제…“불관용의 시대, 제주가 전하는 평화를 되새긴다”

오사카 통국사에서 제77주년 제주4·3 위령제 열려

작성일 : 2025.04.20 20:50

작성자 : 사회부

일본에 거주하는 재일제주인들이 제77주년 제주4·3희생자 위령제를 개최하며, 4·3이 남긴 상처와 평화의 메시지를 되새겼다. 여전히 유족으로 공식 인정받지 못한 생존자와, 특별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재외동포들의 현실도 함께 조명됐다.

 20일 일본 오사카시 통국사에서 재일본 제주4·3사건유족회 등이 주최한 제77주년 제주4·3희생자 위령제가 열리고 있다.

20일 일본 오사카시 텐노지구에 위치한 통국사에서는 재일본 제주4·3사건유족회 등이 주최한 제주4·3희생자 위령제가 엄숙히 열렸다. 위령제는 식전 제례, 추도사, 헌화, 문화공연 순으로 진행되며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오광현 재일본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추도사에서 “제주4·3으로 희생된 이들은 불관용과 증오의 시대에 스러졌다”며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 역시 혐오와 차별이 만연하다. 제주4·3이 전하는 평화, 인권, 공생, 진실규명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위령제에는 일본 각지에 거주하는 재일제주인을 비롯해 일본 시민단체, 학계 인사 등 다양한 인사들이 참석해 4·3 희생자를 추모했다. 84세 고춘자 씨는 “아직도 가족관계 등록이 되지 않아 유족으로 인정받지 못한 상태”라며 “정부가 하루빨리 호적 정리를 도와 억울함을 풀어주길 바란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문경수 일본 리츠메이칸대 명예교수는 “2021년 개정된 제주4·3특별법에서도 재일제주인 유족과 희생자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빠져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재외 제주인에 대한 실태 조사와 법적 지원을 위한 추가 개정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4·3 사건은 1948년 4월 3일을 전후로 제주도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과 무력 진압 사건으로, 수만 명의 도민이 희생됐다. 전후 혼란기 속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제주도민들도 적지 않았으며, 이들은 재일동포 사회의 한 축을 이루며 4·3 진상규명 운동을 지속해왔다.

2018년 재일본 제주인들은 오사카시 통국사 경내에 제주4·3희생자 위령비를 건립했다. 이 위령비는 일본 땅에서 유일한 제주4·3 기념 시설로, 매년 4월이 되면 희생자들을 기리는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현재 재외 제주인을 위한 4·3 진상조사와 피해 보상은 특별법 적용의 공백에 놓여 있다. 실질적인 보상과 명예회복을 위해선 법과 제도의 보완이 필수적이다. 특히 유족 인정에 필요한 호적 정리 문제는 고령 생존자들의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위령제를 계기로 제주4·3에 대한 국제적 연대와 관심도 확산되고 있다. 행사 관계자는 “재외 제주인들도 4·3의 피해 당사자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가 제도적으로 수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오사카 지역 청소년들의 헌화와 추모 공연이 진행되며 세대를 아우르는 기억의 장이 펼쳐졌다. 위령제를 주최한 유족회는 “앞으로도 일본에서 제주4·3의 진실을 알리고 평화의 가치를 전하는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일제주인의 손끝에서 피어난 작은 추모는, 77년 전 제주에서 시작된 진실의 씨앗이 국경을 넘어 자라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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