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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목재 관세 추진에 '침묵'한 한국 정부…소통 부재 도마 위

트럼프 행정부, 목재 수입에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추진

작성일 : 2025.04.20 20:44

작성자 : 경제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행정부가 목재 수입에도 고율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미국의 의견 수렴 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소관 부처 간 소통 부재가 결정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대응을 위해 방미 중인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조현동 주미한국대사로부터 화상으로 상황 보고를 받고 있다.

20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목재 수입이 자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지난달 1일까지 각국 정부를 대상으로 공식 의견서를 받았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 기간에 아무런 입장을 전달하지 않았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품목에 대해 미국이 독자적으로 수입 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법 조항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1일(현지시간) 이 조항에 근거해 목재 수입에 대한 조사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조사는 단순 보호무역 조치가 아닌 '안보 위협'을 명분으로 하고 있어, 향후 관세 부과가 이뤄질 경우 국제무역기구(WTO) 규범을 우회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미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부품 등에 이 조항을 적용한 바 있어, 그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목재 수입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캐나다를 정조준한 조치로 해석된다. 지난해 미국은 캐나다로부터 약 111억 달러어치의 목재 및 목탄 제품을 수입해 전체 수입의 48.5%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이 8.5%, 칠레가 4.6%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의 수출 비중은 전체의 0.05%에 불과해, 직접적인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부가 미국 측에 어떠한 입장도 전달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뒷말을 낳고 있다. 업계에서는 “피해가 크지 않다고 해도, 원칙적으로는 정부가 최소한의 의견 개진은 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국내에도 목재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이 일부 존재하는 만큼, 향후 미국의 규제 대상에 포함될 경우 예상치 못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사안은 소관 부처 간의 명확한 협의 부재로 의견서 제출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목재 품목이 산림청 소관이라며 산림청 측에서 별도의 의견 개진이 없었다고 밝혔다. 반면 산림청은 미국 정부의 조사에 대한 산업부의 안내가 없었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의 책임 떠넘기기는 행정 내 소통 체계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통상 사안이 다자간 조율을 거쳐야 하는 성격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부처 간 협의 실패는 단순 실무 착오 이상의 문제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향후 추가적인 의견 제출 기회가 생길 경우, 업계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입장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교적 마찰을 최소화하면서도 국내 기업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통상 전문가 김준영 교수는 “국제 무역환경은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설령 영향이 작다 해도, 한국의 통상 주권을 스스로 축소시키는 대응은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대미 목재 수출 규모는 미미하지만, 이번 사건은 정부 내 부처 간 정보 공유와 통상 대응 체계의 개선 필요성을 일깨운 사례로 남게 됐다. 목재 관세 부과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관련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한국 정부의 후속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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