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중증 화상 전문병원 전무… 환자들 대전·오송 등 타 지역 이송 반복
작성일 : 2025.04.17 15:40
작성자 : 사회부
전북 지역에는 중증 화상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전문병원이 없어 사고 발생 시 환자들이 수십, 수백 킬로미터를 이동해야 하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긴급 처치가 생명을 좌우하는 화상 치료 특성상 '골든타임' 확보에 치명적인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화상 전문 병원 [연합뉴스TV 캡처]](/img_up/shop_pds/opentimes/gisa/2025/c0a8ca3d00000153e5b6a89e0000fe45_p41744872234.jpeg)
17일 전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6분께 전주페이퍼 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3명이 폭발로 인해 전신에 2~3도 화상을 입었다. 환자들은 각각 87㎞ 떨어진 대전, 117㎞ 거리의 충북 오송 소재 화상전문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환자들의 호흡은 불규칙했고, 긴급한 처치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전북 내에는 중증 화상 전문병원이 없어 헬기와 구급차를 동원한 장거리 이송이 불가피했다.
전북도소방본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 8월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화상환자는 총 832명이었다. 이 중 66명은 전북 내 병원에서 치료가 불가능한 중증 화상환자로 확인됐다. 이들은 대전, 오송, 서울, 광주 등지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야 했다.
지난 3월 김제시 금산면 캠핑장 화재로 중증 화상을 입은 환자 2명도 서울의 전문병원으로 이송됐고, 지난해 5월 전주리사이클링타운 가스 폭발 사고 당시에도 2~3도 화상을 입은 환자 4명이 대전, 오송, 광주 등의 병원으로 흩어져 치료를 받았다. 사고의 중증도와 상관없이 도내에서 치료가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반복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화상은 초기 대응이 생사를 가르는 만큼 골든타임 확보가 핵심이다. 전북도소방본부 관계자는 “화상의 경우 기도가 쉽게 부어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 있어 기관 삽관 등 초기 조치가 매우 중요하다”며 “하지만 현재로선 도내에 중증 화상 치료가 가능한 병원이 없어 즉시 이송 병원을 물색하고 장거리 이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환자의 신체뿐 아니라 정신적 안정에도 악영향이 크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환자가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치료받으면 심리적으로 큰 부담을 느낀다”며 “보호자들도 장기 간병과 이송 문제로 심한 피로를 겪는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전북자치도 관계자는 “화상 전문병원 설립을 위해서는 무균처치실, 전문 의료기기, 숙련된 인력 등 갖춰야 할 요소가 많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이에 따라 도외 병원과 협력해 이송 체계를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대안 마련도 논의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현재 산업재해 치료와 재활을 위한 산재전문병원 설립을 추진 중이며, 2028년 개원을 앞둔 군산전북대학교병원에서도 화상 치료를 담당할 수 있도록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상 치료의 시간 싸움 속에서 전북은 여전히 환자와 보호자에게 긴장을 강요하는 구조에 머물러 있다. 전문병원 설립은 단순한 의료 인프라 확대를 넘어, 지역 주민 생명권 보장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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