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플랫폼에 종속되는 제작 생태계, 수신료 개편 없인 붕괴”
작성일 : 2025.04.15 19:58
작성자 : 문화부
오는 17일 국회 본회의에 재상정되는 방송법 개정안을 앞두고 KBS와 EBS가 한목소리로 수신료 통합징수의 필요성을 외쳤다. 두 공영방송은 15일 각각 입장문을 내고, 분리징수 시행 이후 급격히 악화된 재정 상황과 공적 역할 위축 문제를 지적하며 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TV 수신료가 포함된 전기요금 고지서 [연합뉴스 자료사진]](/img_up/shop_pds/opentimes/gisa/2025/pcm20230705000207990_p41744714748.jpg)
KBS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수신료 분리징수 제도는 시행 9개월 만에 수많은 부작용을 낳았다”며 “공영방송의 기반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신료 통합징수는 단지 KBS만의 문제가 아니라, 넷플릭스와 디즈니 같은 글로벌 미디어 기업에 점점 종속되고 있는 국내 제작업계의 생존이 걸린 절박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2023년 시행된 수신료 분리징수 제도는 기존 한국전력 전기요금 고지서와 통합되던 TV 수신료를 별도로 징수하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공영방송 수신료 수입의 급격한 감소를 불러왔다. KBS는 이로 인해 제작비 삭감, 인력 구조조정, 프로그램 축소 등 전반적인 방송 서비스 질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EBS도 이날 “공영방송의 공적 책무 수행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며 통합징수 제도 복원을 요청했다. EBS는 “분리징수 이후 수입이 감소하며 교육 콘텐츠와 공익 프로그램 제작에 큰 지장이 생겼다”고 전했다. 특히 “현재 TV 수신료에서 EBS에 배분되는 비율은 3%에 불과하고, 이는 전체 예산의 5.4%에 지나지 않는다”며 “수신료위원회(가칭)를 신설해 비정상적인 배분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영방송 외에도 방송 및 콘텐츠 업계 관련 단체들이 잇따라 수신료 통합징수 제도의 복원을 지지하고 있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방송작가협회,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한국성우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한국법학회 등 총 9개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공영방송 수신료 제도의 정상화 없이는 국내 콘텐츠 제작 생태계 전반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이 요구하는 방송법 개정안은 수신료의 분리징수를 폐지하고 전기요금 고지서를 통한 통합징수를 부활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올 1월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던 최상목 경제수석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최종 시행이 무산됐다. 현재 해당 개정안은 오는 17일 국회 본회의에 재상정될 예정이다.
수신료 통합징수는 공영방송의 재정 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동시에 국민의 공익적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수신료를 강제로 걷는 방식이 공영방송의 독립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시청자 선택권 침해 논란 등도 함께 제기돼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영방송 진영은 수신료 개편 없이는 프로그램 품질 저하와 제작 인력 고갈, 지역방송 축소 등 더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KBS 관계자는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미디어 생태계의 다양성과 공공성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며 “이번 개정안은 정치적 논쟁을 넘어 미디어 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국회는 오는 17일 본회의에서 해당 방송법 개정안을 다시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미디어 산업의 공공성과 자율성, 국민의 수신료 부담 간 균형점을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한 국회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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