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관현악단 어린이 음악회 ‘신나락 만나락’ 4월 22일 개막
작성일 : 2025.04.14 23:23
작성자 : 문화부
“나는 대금, 속이 텅 비어 있어서 다른 악기처럼 화려한 소리는 못 내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오는 22일 막을 올리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신작 어린이 음악회 ‘신나락 만나락’은 음악 속에서 아이들이 상상과 감정을 키울 수 있도록 섬세하게 구성된 공연이다. 이 공연은 집을 떠나 엄마를 찾으러 나선 아이 ‘선율’이 다양한 악기를 만나는 모험 이야기로, 악기들이 저마다의 성격과 목소리로 무대 위에 살아 움직인다.
14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열린 장면 시연에서는 실제 연주자들이 악기 의상을 입고 연기를 펼쳤다. 특히 국립국악관현악단 대금 단원 박병재는 대금 모양의 모자를 쓴 채 등장해 “나는 속이 비어서 큰 역할은 어려워”라고 자신을 낮추지만, 이내 아름답고 깊은 대금 소리를 들려주며 객석의 이목을 끌었다. 배우가 아닌 연주자가 무대 위에서 대사와 연기를 소화하고 다시 악기를 연주하는 장면은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연출을 맡은 박인혜는 “연기를 하지 않던 연주자들이 무대에서 보여주는 낯선 연기가 오히려 상쾌하다”며 “공연을 준비하며 점점 ‘메소드 연기’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박 연출은 그간 다수의 창작 판소리 공연을 선보였던 베테랑으로, 이번이 첫 어린이 국악극 도전이다.
‘신나락 만나락’은 제주도 창조신화인 ‘설문대할망’을 모티브로, 아이 선율이 음악의 세계를 여행하며 거인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박 연출은 “신화는 매끄럽지 않고 거친 구전 특유의 질감이 있다”며 “이런 점이 전통악기의 투박하고도 깊은 소리와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국악 공연이 아니다. 선율의 여정을 함께하는 애벌레 ‘오물’ 등 다양한 인형 캐릭터가 등장하며, 출연진은 직접 인형을 조작하고 목소리 연기를 병행한다. 선율 역의 박소영, 오물 역의 송정수 등 배우들은 인형극과 국악극을 넘나들며 아이들의 몰입을 돕는다.
해금, 피리, 대금 등 개성 있는 국악기들이 각자의 성격을 갖고 무대에 등장하는 것도 흥미를 끈다. 마치 디즈니 애니메이션처럼 악기들이 살아 움직이며 아이와 소통한다. 오경자 국립국악관현악단 악장은 “악기 하나하나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공연”이라며 “아이들이 악기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하나의 생명처럼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고운 음악감독은 “국악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굿거리장단, 자진모리장단을 중심으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장단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했다”며 “내 아이에게 국악의 맛을 자연스럽게 전하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인위적이지 않고, 아이들이 따라 부를 수 있는 멜로디를 중시했다”고 덧붙였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2004년부터 어린이 대상 국악 공연을 꾸준히 제작해왔다. 이번 신작은 공연의 예술성과 교육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며, 아이들에게 전통음악의 흥과 멋을 자연스럽게 심어줄 예정이다. 공연은 4월 22일부터 5월 4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다.
‘신나락 만나락’이라는 제목은 제주 방언으로 ‘신(神)과 인간이 만나 즐거워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통과 판타지가 어우러진 이번 공연은 국악이 결코 낯설지 않다는 사실을 아이들의 마음에 깊이 각인시켜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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