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요구는 헌법상 명확한 절차…국회 미표결은 위헌" 주장
작성일 : 2025.04.10 22:27
작성자 : 경제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상법 개정안 재의결 지연을 두고 “헌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헌법재판관 임명 지연을 ‘반헌법적’이라 규정한 민주당이 정작 헌법 제53조가 정한 재의 요구 절차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내로남불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자산운용사 CEO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헌법 제53조는 대통령이 법률안에 대해 재의를 요구할 경우 국회는 이를 다시 의결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헌법재판관 임명 지연이 위헌이라면 상법 재의안 미표결도 마찬가지로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기울어진 두 개의 운동장이 존재한다”며 “소액주주에게 불리한 운동장은 주주보호 원칙 도입으로, 기업에 과도하게 기울어진 형사처벌의 운동장은 처벌 완화로 평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소액주주 보호에 진심이라면 민주당이 재계가 지적하는 과도한 형사처벌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하며, 보수 진영 역시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한 법적 논의를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상법 재의안이 가결되기 위해선 형사화 완화라는 큰 방향에 대한 정치권의 공감대가 필요하다”며 “그 칼은 민주당이 쥐고 있다. 이를 외면하면 1,500만 투자자를 외면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민주당은 내주 본회의에서 정부의 재의요구권이 행사된 상법 개정안의 재의결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 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지난 1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의해 거부권이 행사됐다. 재의결에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한편, 이 원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와 관련한 증권신고서 심사에 대해 “작년 두산로보틱스 사례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이해관계자에게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포함되고 소통 절차도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정정 요구를 반복하겠다고 밝혔고, “이번 주 새로 제출된 증권신고서는 심사 원칙을 지키면서도 자금조달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홈플러스 사태의 중심에 있는 MBK파트너스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조사 과정에서 유의미한 사실관계를 확인했으며, 현재 검찰 및 증권선물위원회와의 협의를 통해 절차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에 대한 조치는 증선위 정식 고발 절차보다 패스트트랙을 활용해 신속하게 검찰 통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원장은 자산운용사의 과도한 마케팅에도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간담회에서 “ETF 시장이 과도하게 확장되면서 펀드평가 기준이 왜곡되고, 자본시장에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질타하며 “본연의 책무를 소홀히 하는 운용사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운용체계를 점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거취에 대한 질문에는 상법 재의절차와 관련한 입장을 재차 언급하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다만 그는 앞서 “상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 권한대행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 직을 걸고 반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 원장은 윤 대통령 관련 질문에는 “조금 시간을 달라”고 말하며 역시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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