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경력 조작해 무사증 입국 유도…브로커 일당 3명 검거·송치
작성일 : 2025.04.09 20:33
작성자 : 사회부
무사증 제도를 악용해 베트남인을 선원으로 가장시킨 뒤 국내에 불법 입국시키고, 이들을 취업 알선까지 했던 브로커 조직이 출입국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부산항을 통해 입국한 후 선원으로 등록하지 않고 사라진 베트남인이 급증하면서 이를 수상히 여긴 당국의 정밀 조사가 대규모 불법입국 조직의 실체를 밝혀냈다.
![부산출입국·외국인청 [촬영 김재홍]](/img_up/shop_pds/opentimes/gisa/2025/pcm20220409000108990_p41744198454.jpg)
부산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4월 9일, 선원 무사증 입국 제도를 악용해 베트남 국적자 100여 명을 불법 입국시키는 데 관여한 브로커 일당 3명을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검거된 인물은 한국인 A씨(35)와 베트남 국적의 B씨(31), C씨(27)로, 모두 역할을 분담해 체계적으로 불법입국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일당은 2023년 10월부터 부산항을 통해 선원 자격으로 입국한 후 곧바로 행방을 감춘 베트남인들의 정황을 포착한 이민특수조사대의 추적 끝에 검거됐다. 조사 결과, 브로커 A씨는 과거 선원 관련 업체에서 일한 경력을 이용해 가짜 초청장과 허위 선원경력을 조작한 뒤, 이 서류를 기반으로 베트남인을 선원 자격으로 입국시켰다. 선원으로 위장한 이들은 입국 후 실제 선박 근무에 참여하지 않고 곧바로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베트남 현지에서는 B씨가 주요 모집책 역할을 했다. 그는 경제적 이유로 한국행을 원하는 현지인을 상대로 브로커 조직의 명의로 입국을 유도했고, 이 과정에서 조직은 1인당 2천만 원가량의 금전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입국 이후에는 C씨가 공항 또는 항구에서 이들을 인솔해 국내 여러 지역으로 분산시키고, 숙소와 불법취업 장소까지 안내하는 등 완전한 정착을 돕는 역할을 맡았다.
이들은 단순한 밀입국을 넘어 불법 체류 후 취업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며 사실상 ‘불법 노동자 공급망’을 운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조사대는 현재까지 이들이 최소 100여 명의 베트남인을 위장 입국시킨 정황을 확보했으며, 추가로 더 많은 인원이 이 조직을 통해 입국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민특수조사대는 현재까지 불법 입국자 7명을 검거해 강제 퇴거 조치했으며, 나머지 인원에 대해서도 위치를 추적해 순차적으로 퇴거 조치를 진행할 방침이다. 또 이번 사건과 관련해 무사증 입국에 협조했을 가능성이 있는 국내 선박업체와 외국인 취업 알선업자 등에 대한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무사증 선원 입국제도는 선박 운항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해운업체 요청으로 도입된 제도로, 통상 단기간 내 업무를 마친 뒤 출항하는 조건 하에 허용된다. 하지만 이 제도가 브로커 조직에 의해 악용되면서 법무부와 출입국당국은 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부산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는 “무사증 선원 입국제도를 악용한 불법입국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향후 더욱 정밀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불법 브로커 조직에 대한 단속을 지속 강화하고, 관련 산업 전반의 관리·감독 책임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무사증 제도의 사각지대를 악용하는 국제 불법입국 조직에 대한 전면적인 단속과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브로커의 조직적 활동이 난민·이주노동자의 인권 문제와 맞물릴 경우, 한국 사회 전반의 이민 정책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어 보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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