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접대의 민낯, 권력층 풍자… 하정우 “블랙코미디가 내 길”
작성일 : 2025.04.02 17:26
작성자 : 문화부
배우이자 감독 하정우가 10년 만에 연출작 ‘로비’로 돌아왔다. 2일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그는 골프를 치며 본 남자들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이번 작품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영화 '로비' 주연 배우 겸 감독 하정우 [쇼박스 제공]](/img_up/shop_pds/opentimes/gisa/2025/akr20250402143500005_01_i1743582452.jpg)
“원래 우아하던 사람들도 골프채만 잡으면 이상하게 변하더라고요. 백 원짜리 내기에 목숨을 걸고, 안 풀리면 집에 가는 사람도 있어요. 그렇게 고급스러운 골프장에서 남자들이 마치 자치기하는 어린애들처럼 변하는 게 너무 웃겼습니다.”
2020년 처음 골프를 배웠다는 하정우는 자신도 실력에 따라 기분이 좌우된 경험이 있다며 “남자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골프로 자존심이 왔다 갔다 하는데, 이건 아동심리학으로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로비’는 국토교통부 실세 최 실장(김의성)을 골프장에서 접대하려는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의 이야기를 그린다. 창욱은 국책 사업을 따내기 위해 최 실장이 경기에서 이길 수 있도록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하정우는 한 지인에게 ‘로비 골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이를 영화화했다. 그는 “공무원, 판·검사, 언론인, 사기업 대표, 연예인 등 평소엔 절대 만나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이 골프장에서 어울리며 벌어지는 일을 그리면 재미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에는 국토부 장관(강말금), 경쟁 업체 대표(박병은), 여성 프로골퍼(강해림), 언론인(이동휘), 국민 배우(최시원), 골프장 대표(박해수)와 그의 아내(차주영) 등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들이 자연스럽게 대사를 주고받되, 억지 코미디가 되지 않도록 연출하는 데 집중했다.
“배우들이 대사를 자유롭게 만들어 올 수 있도록 했어요. 애드리브도 마음껏 하게 했죠. 이후 여러 차례 대본 리딩을 거쳐 핵심적인 대사만 남겼습니다. 배우들에게 요구한 건 ‘최대한 무표정하게, 무심하게 툭툭 던지듯’ 연기하는 것이었어요.”
그 결과 ‘로비’는 블랙코미디 특유의 건조한 유머로 가득 찼다. 관객은 피식 웃지만, 영화 속 인물들은 진지하다.
‘로비’는 2013년 ‘롤러코스터’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하정우의 연출작이다. 그는 “블랙코미디 장르를 보면 아드레날린이 솟는다”며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배우로서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경험을 쌓았고, 감독으로서의 방향성을 고민했다고 밝혔다.
“연출자로서 신중해진 것 같아요. 지난 10년은 현장에서 배우며 담금질한 시간이었죠. 촬영장에서 변수가 많아도 어떻게 대처할지 아는 게 내 강점입니다.”
이런 자신감 덕분에 네 번째 연출작 ‘윗집 사람들’도 올해 초 촬영을 마쳤다. 층간 소음을 겪는 두 부부가 저녁 식사 자리에서 벌이는 이야기를 다룬 블랙코미디로, 공효진, 이하늬, 김동욱 등이 출연한다.
하정우는 “연출작을 내놓는 건 부담되지만, 동시에 가슴 뛰고 신나는 일”이라며 “앞으로 다섯 번째, 여섯 번째 작품이 무엇이 될지 나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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