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하댐 건설로 옮겨진 문화유산, 두 번째 비극 맞아
작성일 : 2025.03.27 21:14
작성자 : 문화부
경북 안동을 비롯한 경북 북부 지역을 휩쓴 대형 산불로 수백 년의 역사를 지닌 서당과 고택이 또다시 사라지는 비극을 맞았다. 1980년대 후반 임하댐 건설로 한 차례 이주했던 안동의 옛 문화유산들이 이번엔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잿더미가 됐다.

국가유산청은 27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산불로 인해 피해를 본 국가유산이 총 23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확인된 18건에서 5건이 더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국가 지정유산 피해는 11건이다. 보물인 경북 의성 고운사의 연수전·가운루를 비롯해 명승, 천연기념물, 국가민속문화유산이 각각 3건씩 피해를 입었다. 시·도 지정유산의 경우 안동에서만 5건이 추가 확인돼 총 12건이 피해를 봤다.
이번 산불로 전소된 안동 지산서당은 조선 후기 학자 지촌 김방걸(1623∼1695)의 덕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1800년 건립된 지산서당은 고종 때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철거됐다가 1926년 복원됐다. 이후 1988년 임하댐 건설로 인해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지만, 결국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또다시 사라졌다.
김방걸의 종가인 지촌종택과 그의 후손 김시정(1737∼1805)이 분가하면서 지은 국탄댁 역시 불에 탔다. 지촌종택은 1985년, 국탄댁은 1988년에 지금의 자리로 옮겨져 보존됐으나 이번 화재로 원형을 잃었다.
이들 유산은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된 ‘지례예술촌’에 함께 자리 잡고 있었으나, 이번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공을 세운 김철(1569∼1616)의 묘를 지키던 재실, 송석재사도 전소됐다. 원래 임하면 사의동에 있던 송석재사는 1987년 현재 위치로 옮겨졌다.
조선 시대 학자인 김근(1579∼1656)의 위패를 모신 구암정사도 피해를 피하지 못했다. 구암정사는 일부 협문이 전소되는 등 부분적인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산불이 확산하면서 국가유산 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국가유산청은 "산불 위험으로부터 국가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예방적으로 물을 뿌리고 방염포를 설치하는 등 긴급 조치를 계속하고 있다"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로 인해 과거 이주하며 간신히 보존됐던 유산들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와 산불 위협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국가유산 보호를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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