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례 교정 기회 놓쳐…안일한 훈련 태도 논란
작성일 : 2025.03.06 23:19
작성자 : 사회부
6일 경기 포천에서 발생한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는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단순 실수가 아니라, 이후 세 차례나 오류를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놓쳤다는 점이다. 군의 허술한 검증 체계와 조종사의 안일한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6일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민가에 포탄이 떨어져 마을 일대가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img_up/shop_pds/opentimes/gisa/2025/pyh2025030611450001300_p41741270960.jpg)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분경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진행된 한미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 도중, 한국 공군의 KF-16 전투기 2대가 MK-82 폭탄을 총 8발 비정상적으로 투하했다. 군은 브리핑에서 사고 원인을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라고 공식 발표했다.
훈련 당시 KF-16 두 대는 편대 비행을 하며 동시발사 전술훈련을 수행 중이었다. 1번기 조종사가 표적 좌표를 잘못 입력해 오폭했고, 2번기 조종사는 정확한 좌표를 입력하고도 1번기의 투하를 그대로 따라 하며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사고를 낸 두 조종사는 각각 400시간, 200시간 이상의 비행 경험을 가진 위관급 조종사로, KF-16은 조종사 1명이 탑승하는 단좌 기종이다.
특히,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를 방지할 여러 차례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바로잡지 않은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전투기 조종사는 미리 임무 계획을 받은 후 USB 형태의 저장장치에 키보드로 표적 좌표를 입력한다. 이후 이를 전투기에 연동하면서 좌표를 확인해야 한다. 공군의 절차에 따르면 조종사는 ▲전투기 탑승 후 저장장치를 연동할 때 ▲비행 중 좌표를 점검할 때 ▲표적 지점에서 육안 확인할 때 총 세 차례 검증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이번 사고에서 1번기 조종사는 이 모든 과정에서 오류를 발견하지 못했다. 2번기 조종사 역시 정상적인 좌표를 알고 있었음에도 1번기를 그대로 따라 폭탄을 투하했다. 공군 측은 “동시발사 전술훈련이었기 때문에 2번기의 개별 판단이 제한됐다”고 해명했지만, 1번기가 명백히 오폭한 상황에서 보다 신중한 대응이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오폭 사고는 단순한 훈련 실수를 넘어 군사적 충돌 위험까지 초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실제로 폭탄이 떨어진 지점은 군사분계선(MDL)에서 남쪽으로 약 30km 떨어진 곳으로,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었다.
더욱이 전투기 조종사가 입력한 표적 좌표를 검증하는 별도의 절차가 없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구조에서는 조종사가 최초 입력부터 최종 표적 확인까지 모든 과정을 단독으로 책임진다. 오폭 방지를 위한 교차 점검 시스템이 미비하다는 점이 이번 사고로 드러났다.
군 당국은 “사고의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며, 향후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작전 수행 절차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단순한 개인 실수가 아닌 군의 전반적인 검증 체계 미비가 초래한 사고인 만큼,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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