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무죄 판결 계기로 한의협 공식 입장… 의료계 갈등 격화
작성일 : 2025.02.25 20:17
작성자 : 사회부
한의사들이 앞으로 진료에 엑스레이(X-ray)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법원이 한의사의 엑스레이 사용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린 것이 계기가 됐다. 그러나 양방 의료계는 이를 "무면허 의료행위 시도"라고 규정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양·한방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는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회 임원들부터 엑스레이 기기를 도입해 진료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정유옹 한의협 수석부회장은 "과학의 산물을 활용해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의료인으로서 너무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라며, 엑스레이 사용이 한의학적 진료의 질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한의협의 선언은 엑스레이 사용으로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의사가 최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나왔다.
수원지방법원은 지난달 17일, 엑스레이 방식의 골밀도 측정기를 환자 진료에 사용했다는 이유로 의료법 위반 혐의를 받은 한의사에 대해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상고하지 않으면서 판결은 최종 확정됐다.
한의협은 법원의 판결을 근거로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의 자격 기준이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를 사용할 수 있는 자격을 한정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한의원도 '그 밖의 기관'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행 보건복지부령인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안전관리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병·의원, 한방병원, 치과 병·의원, 보건소, 그리고 '그 밖의 기관'만 방사선 발생장치를 사용할 수 있다. 한의협은 정신병원과 요양병원은 '그 밖의 기관'에 포함돼 엑스레이 사용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이 있지만, 한의원은 이에 포함되지 않아 부당하게 설치신고를 거부당해 왔다고 주장했다.
한의협은 "한의원에서도 합법적으로 엑스레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 자격 기준'에 한의사를 추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즉각 반발했다. 의협은 이날 성명을 통해 "법원 판결은 해당 한의사가 엑스레이를 '진단 보조수단'으로 사용해 보건위생상 위해를 초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일 뿐,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의사가 의학적 지식 없이 의료기기를 사용해 발생할 수 있는 오진은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는 명백한 보건위생상 위해가 발생하는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주장했다.
특히 "한의계는 타 학문 영역을 침범하려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한의협과 의협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보건당국의 입장도 주목된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 자격 기준'에 한의사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의원 내 엑스레이 사용을 불허해 왔다. 그러나 법원 판결 이후 한의협이 공세적으로 나서면서 정부의 추가 해석이나 제도 개선 요구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논란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사안이다. 지난 2018년에도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 사용이 합법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의료계 내부 갈등이 심화된 바 있다.
이번 엑스레이 논란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보건당국의 입장과 추가적인 법적 판단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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