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지연 시 대학 총장이 정원 조정 가능… 대학·의료계 내부 갈등 우려
작성일 : 2025.02.19 21:17
작성자 : 사회부
정부가 2026학년도 의과대학 정원을 대학 총장이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랜B’를 제시하면서, 1년 넘게 이어진 의정 갈등 해결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가 내년 의대 정원을 제때 결정하지 못할 경우, 한시적으로 대학에 자율성을 부여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하지만 대학 내부에서도 총장과 의대 학장 간 입장 차가 커 새로운 갈등 요소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9일 제1법안소위를 열고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 설치를 명시한 법안을 심사했다. 여야 의원들은 의료계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 뒤 이달 중 관련 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 17일 국회에 제출한 정부 수정대안을 설명했다.
수정대안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수급추계위원회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심의를 거쳐 2026학년도 의사 인력 양성 규모를 결정하기 어려울 경우, 대학 총장이 대학별 교육 여건을 고려해 2025년 4월 30일까지 의대 모집 인원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한다는 부칙이 포함됐다. 단, 총장은 교육부 장관과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한다.
이는 내년 4월까지 의대 정원을 확정해야 하는 입시 일정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앞서 2025학년도 의대 정원도 정부가 2,000명 증원을 발표한 것은 지난해 2월이었으나, 대학들이 최종적으로 모집 인원을 확정한 것은 4월 말이었다.
박 차관은 기자들과 만나 “수급추계위원회와 보정심에서 결정이 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플랜B”라며, 대학이 어느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내년 의대 정원 범위를 2024학년도 수준인 3,058명에서 최대 5,058명(2,000명 증원) 사이로 설정한 만큼, 정원을 3,058명보다 줄이거나 2,000명 이상 늘리는 것, 증원 대상이 아닌 대학이 정원을 늘리는 것 등은 고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방안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대학에 떠넘겼다”고 비판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수급추계위원회의 결정이 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조항이지만, 정부가 이를 언제까지 기다릴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 본부와 의대 학장 간 의견이 엇갈릴 경우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총장과 의대 학장 간 갈등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 총장은 의대 정원 증원에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교육 여건과 학생 반대 등을 이유로 증원을 꺼리는 의대 학장·교수들의 반발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대 학장은 “결국 총장이 교육부의 의견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며 “복지부가 교육부에 책임을 떠넘긴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의대 학장들은 이날 대학 총장들에게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기존 3,058명으로 유지해달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이는 증원 계획을 원점으로 되돌리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국회에서도 대학 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의대 학장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의대 학장과 총장의 의견이 다를 경우, 총장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우려가 있다”며 “의료 현장의 수용성이 떨어지는 방향으로 추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급추계위원회의 독립성과 권한을 둘러싼 논의도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추계위를 보정심 산하에 두되, 정부 추천 인사는 배제해 독립성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의협은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인 보정심 산하에 두는 것 자체를 반대하고 있어 최종 합의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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