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 과정 허점·심의위원회 유명무실… 교육계 "종합 관리 대책 필요"
작성일 : 2025.02.11 15:23
작성자 : 사회부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교원 관리의 허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교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복직이 허용된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교원의 휴직·복직은 국가공무원 복무 규정과 관련 예규에 따라 운영된다. 현행 규정상 질병 휴직 중인 교원이 복직하려면 본인이 제출한 병원 진단서만으로 가능하다. 의사가 ‘직무 수행에 어려움이 없다’고 판단하면 특별한 심사 없이 복직이 이루어지는 구조다.

이번 사건의 가해 교사는 지난해 12월 우울증을 이유로 6개월간 휴직을 신청했으나, 한 달 만인 연말에 갑자기 복직했다. 이전에도 정신질환을 이유로 병가를 반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복직 과정에서 보다 철저한 심사가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학교 측이 이달 초 가해 교사의 폭력적인 행동을 문제 삼아 재휴직을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휴직이 이뤄지지 않은 점도 논란이다. 교육부 규정상 질병 휴직은 2년 내에 가능하지만, 동일한 사유로는 연장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이 재휴직을 승인하지 않았거나, 교사가 스스로 이를 거부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전교육청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열고 "같은 병명이라도 상당한 기간이 지난 뒤 재발한 경우에는 다시 휴직이 가능하다"며 "가해 교사의 재휴직이 불가능하다고 학교 측에 회신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도 교육청이 운영 중인 ‘질환교원심의위원회’가 실효성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질환교원심의위는 정신적·신체적 질환을 가진 교원이 정상적으로 교직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서울, 광주, 세종, 대전 등 일부 시·도 교육청에서만 운영되며, 심의 결과에 따라 교육감이 휴직이나 면직을 권고할 수 있다.
그러나 대전교육청의 경우 2015년 9월부터 해당 위원회를 운영해왔지만, 2021년 이후 한 차례도 개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해 교사 역시 심의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질환교원심의위는 휴·복직이 반복될 경우 교직 수행이 가능한지를 심사하는 기구로, 단발성 사례에 대해서는 개별 심의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운영 방식이 교원 관리의 허점을 방치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한, 현재 질환교원심의위가 청원 휴직 교사를 심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신질환을 가진 교원 상당수가 외부의 부정적 시선과 복잡한 절차를 피하기 위해 청원 휴직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청원 휴직의 경우 단순히 휴직 신청서와 병원 진단서만으로 승인이 가능하며, 복직할 때도 ‘완치됐다’는 진단서만 제출하면 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육계 일각에서는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교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전체 교원의 정신질환 여부를 파악하고, 일정 기준을 마련해 복직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신질환 병력은 개인의 민감한 정보에 해당하는 만큼, 이를 정부가 강제적으로 수집·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정부라고 해도 교사의 민감한 의료 정보를 함부로 관리할 수는 없다"며 "이를 해결하려면 관련 법 개정 등 입법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이 교육계 전반의 허술한 관리 시스템을 드러낸 만큼, 정부와 교육 당국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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